여름 극장가에 액션바람이 뜨겁다.

최민수 주연의 정통액션극 "테러리스트"가 개봉4주만에 관객 26만명을
동원하며 방화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의 액션스타 브루스
윌리스를 앞세운 "다이하드3"가 10일 개봉되고 홍콩느와르의 자존심을 건
이연걸의 "탈출"이 이달말 공개되는것.

파격적인 액션과 선이 굵은 이들 작품은 오락성이 뛰어난데다 한국
미국 홍콩을 대표하는 액션스타들의 전면대결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3편 모두 범죄집단과 맞서 싸우는 과정은 비슷하지만 불의에 대항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한국의 "테러리스트"가 정통액션을 바탕으로한 "맨몸연기"라면 미국의
"다이하드3"는 도심과 지하철에 대한 폭탄테러, 홍콩의 "탈출"은 기관총과
헬기를 동원한 특수효과로 승부를 건다.

"테러리스트"는 터프가이 최민수의 통쾌한 연기와 원작만화 "카룬의
새벽"(이현세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방화흥행의 돌파구를 연 일급
액션물.

"모래시계"에서 비운의 주인공역을 맡았던 최민수는 이영화에서
폭발적인 연기로 의리와 박력을 보여주고 있다.

카메라조작을 통해 인위적 효과를 노리는 외국배우와 달리 그는 대역
없이 온몸을 던져 고독한 테러리스트의 모습을 창조해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다이하드3"는 폭탄테러범 사이몬(제레미 아이언스)에 맞서 죽음의
혈투를 벌이는 존 맥클레인형사(브루스윌리스)의 활약을 그렸다.

1,2편의 무대가 대형빌딩과 비행장인 것과 달리 여기선 뉴욕전체가
배경.

지하철역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터지면서 폭탄을 장치했던 사이몬이
맥클레인에게 전화를 걸어 도심의 학교를 차례로 폭파하겠다고 협박한다.

맥클레인은 범인이 일러준 단서를 추적하다 그들이 연방은행의 금괴를
노린다는 것을 알게되고 이때부터 숨막히는 추격전이 펼쳐진다.

전편보다 스케일은 커졌지만 전체적인 짜임새나 긴장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

"테러리스트"의 최민수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데 반해 브루스 윌리스는
할리우드영화의 주인공답게 통쾌한 승리를 이끌어낸다.

이연걸의 "탈출"은 홍콩판 "다이하드".

"황비홍" "정무문" "영웅" 등에서 전통적인 액션연기를 보여줬던
이연걸이 기관총등 첨단무기로 무장한 악당들과 한판 대결을 벌인다.

중국 공안부 일급보안요원인 리걸(이연걸)은 괴한에게 아내와 자식들을
잃고 자책감에 시달려 사직서를 제출하고 복수를 결심한다.

그러나 범인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범행순간에 들었던 목소리뿐.

어느날 호텔의 보석전시장을 털고 수많은 사람들을 인질로 잡은
암흑가의 두목과 맞닥뜨린다.

두목이 그 목소리의 주인공임을 확인한 그는 헬기를 탄채 호텔 유리
벽을 깨고 침투, 기관총을 난사하는 악당들을 쳐부순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