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미도리(24)가 24일 서울에 왔다.

25일(서울예술의전당)과 26일(광주문화예술회관)의 연주회를 위해
온 고토 미도리는 88년 첫 내한때와 달리 원숙한 숙녀의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가을부터 건강문제로 음악세계에 이상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어온 그는 올 1~3월 두차례에 걸친 유럽연주여행을 재개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몇년전부터 "미도리와 친구들"이란 교육재단을 위해 연주횟수를
줄여왔을 뿐 활동이 부진했던 것은 아니예요. 건강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요"

"미도리와 친구들"은 92년 미도리가 음악의 즐거움을 세계어린이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설립한 재단으로 현재 미국 일본등에서 연간 100회
정도의 연주회를 갖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천재라는 찬사 이면에는 질투심과 편견을 극복해야 하는 고통의
시간이 따른다고 봐요.

그것을 극복해야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죠. 저 또한 자만에
빠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요"

어려서는 테크닉에 더 치중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음악이 주는
메시지에 주목한다며 이는 청중과 함께 호흡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차세대를 이끌어갈 100인의 주역"중
클래식음악가로는 유일하게 꼽히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한국청중들은 매우 섬세하고 지적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어요"

피아노는 로버트 맥도널드.레퍼터리는 바흐 "소나타A장조"
슈베르트 "판타지" 베토벤 "소나타A장조 작품23" 치마노프스키의
"녹턴과 탈란텔라" 등.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