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3사가 시청률경쟁 중단과 함께 방송의 공익성 강화를 내세우며
대대적인 프로그램 개편을 단행한 이후에도 타사의 인기프로그램을
의식한 대응편성및 프로그램 모방현상은 여전하고 장애인 등
소수계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편성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창열)는 16일 TV3사의 춘하계 프로그램 개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타사의 인기프로그램을 의식한 대응편성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KBS2TV의 "슈퍼 선데이", MBCTV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 SBSTV의
"특종 일요일"이 꼽혔다.

이들 프로그램은 방송3사가 주말 저녁시간대에 내보내고 있는 프로그램
으로 인기코너의 상호모방, 10대취향 편중, 인기연예인의 중복출연 등의
문제점을 지닌 것으로 지적됐다.

주시청시간대에 오락프로그램이 집중편성된 것도 문제점에 포함됐다.

4개 채널의 주시청시간대(오후 7시~10시30분)에 오락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율은 SBSTV 77.6%, KBS2TV 68.4%, MBCTV 61.2%의 순.

특히 SBSTV는 주시청시간대에 교양프로그램을 전혀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케이블TV와의 편성차별화를 이유로 "MBC바둑제왕전" "국악산책"
(MBC), "문화가산책"(KBS1) 등 교양프로그램을 축소.폐지했고, 노인
장애인 등 소외된 계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여전히 외면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