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26)에게는 올해가 최고의 해이다.

지난달 대종상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시상식날 그는 미국 유타주 설원에서 또다른 작품을 촬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는 17일부터 방송될 SBS특집극 "아스팔트 사나이"(수.목 밤8시50분)
에서 야심에 찬 자동차디자이너 화련역을 맡아 지난 2월말부터 45일동안
미국 촬영을 다녀왔다.

말이 미국현지촬영이지 그야말로 힘든 여정이었다.

네바다 사막에서는 흙바람과 한바탕 전쟁을 치렀고 유타주 설원에서는
가슴까지 찬 눈을 헤치며 촬영을 해야 했다.

"정말 힘겨웠어요. 말이 통하지 않는데다 빵을 안좋아해 먹을게
마땅찮았거든요. 그 와중에 수상소식을 듣게돼 눈물을 펑펑 쏟았어요.
너무 기뻤거든요"

미국에서는 또 촬영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경찰로부터 두번이나 경고를
받았다고. 설상가상으로 신용카드까지 잃어버려 무일푼의 신세로
지내야했다는 것.

"진섭이오빠"가 보내준 돈으로 겨우 생활할 수 있었지만 "진섭이오빠는
역시 짠돌이더라"며 밝게 웃는다.

그가 맡은 화련은 일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으로 자동차업계 정상에
오른 동준(이병헌 분)과 사랑에 빠지지만 야심과 사랑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이지적인 눈동자를 가진 화련은 아주 매력적인 여자예요.

만화(허영만 원작)속의 화련은 야망의 화신이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제 개성이 투영돼 발랄하고 당찬 현대적인 여성으로 그려지죠"

화련역으로 캐스팅된후 2주동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견학하며
자동차의 생산단계부터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전반까지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전한다.

상대역 이병헌과는 "사랑의 향기"에서 함께 출연한 만큼 호흡이 너무
잘맞아서 걱정이라고...

"가끔씩 점을 봐요. 며칠전에도 봤는데 결혼은 늦게 하래요. 진섭이
오빠하고는 자주 전화해요"

가까이서 본 최진실의 모습은 브라운관에서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화면에서와 똑같이 신선하고 솔직하며 발랄했다.

< 태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