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들어진 한편의 다큐멘터리가 주는 감동은 오랫동안 지속된다.

KBS2TV의 로드다큐멘터리 "그곳에 가고 싶다"(금요일 밤 11시30분
방영)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평소 여유를 갖지 못하는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말 그대로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으로 시청자들을 안내해 대리체험의
기회를 갖게 한다.

또한 여행지와 어울리는 사람이 길잡이로 나와 훌륭한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동안 영화감독 배창호, 연극배우 전무송 이호재 김금지, 소설가
이호철 고원정 이상문, 가수 안치환 한영애 임지훈등 각계 유명인사가
대거 출연했다.

KBS가 독립프로덕션 인디컴(사장 김태영)에 의뢰해 제작되는 이
프로그램은 14일로 방송 25회째를 맞는다.

인디컴은 "베트남전쟁, 그후 17년"(92년)등 여러편의 우수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실력을 인정받은 다큐멘터리 전문프로덕션.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안동수PD는 "시청자들에게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함으로써 지친 현대생활속에서 산다는 것 자체에 진한
애정을 느끼게끔 하는게 기획의도"라고 밝혔다.

"그곳에 가고 싶다"는 그동안 선운사를 시작으로 안면도 보길도등
한국인의 숨결과 자연의 정취가 물씬 배어 있는 전국 각지를 두루
소개했다.

14일에는 전야구선수 최동원씨의 안내로 경북 영일군 구룡포읍을
찾아간다.

장기갑으로 더 잘알려진 이곳은 우리나라 지도중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부분.

우리나라 최대의 등대로 꼽히는 장기갑등대와 연오랑 세오녀의 전설이
서린 동해면 도구리의 도구해수욕장등을 둘러본다.

구룡포 오징어덕장에서 오징어작업이 한창인 마을사람들과 친구가
없는 오지 마을의 강가에서 고기잡이로 놀이를 대신하는 아이들,
영일만으로 새벽 고기잡이에 나선 어부들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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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