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미술의 해"가 시작된지 3개월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사업계획조차
확정되지 않아 미술계 안팎의 비난을 사고있다.

개막행사및 개막식,한국현대미술50년전등 이미 실시됐거나 개최중인
사업들도 대부분 함량미달행사로 드러나 미술인들은 물론 미술애호가
들을 실망 시키고 있다.

개막식부터 전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킬수있는 별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금년이 미술의해임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는 선포식조차 무성의하게 기획,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것.

지난2월28일 천안시민회관과 아우내장터에서 마련된 개막행사의
경우 유관순열사의 애국정신을 기리기위해 해마다 열려온 횃불축제에
전시회와 간단한 행위미술을 곁들인 어설픈 행사였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29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있는 한국현대미술
50년전 또한 특징없이 그저 사설미술관들의 소장품을 한자리에 모아
놓음으로써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조직위는 시기상으로 이미 실시됐어야할 행사들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달의 미술가" 제정사업을 비롯, 도로표지판개선사업등도 당초
시작하려던 시기를 모두 넘긴채 오리무중인 상태이다.

조직위는 미술의해를 맞아 문체부가 실시하고있는 이달의 문화인물
선정사업처럼 매달 한국미술발전에 공헌한 12명의 작가를 골라 대대
적인 추모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1/4분기가 지난 현재까지 구체적인 움직임 없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면치 못하고있다.

미술의해조직위가 지난해말 발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올해 치를
공식행사는 총1백57건.

그러나 이가운데 조직위가 직접 주최하는 사업은 미술관련법 제.개정및
제도개선에 관한 세미나, 순회강연회, 출판사업등 11건.

그나마 예전부터 실시돼온 행사에 미술의해 기념사업이라는 타이틀만
갖다붙인 것이 대부분이다.

나머지 행사들도 소액의 재정지원을 해주고 후원사업이라는 이름을
붙인것들.

따라서 앞으로 펼쳐질 행사에서도 눈에 띄는 프로그램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미술의 해가 이처럼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것은 당초 행사를
치를만한 기획력이 크게 부족했던 데다 초반부터 지지부진을 거듭함에
따라 관계자들의 의욕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미술행사의 특성상 해마다 일률적으로 지원되는 10억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기업협찬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이 계획이 크게 빗나간
것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행사추진의 구심점이 흐트러져 조직위자체의 의견취합이 어려운 것도
문제.

미협이사장으로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박광진씨가 선거에서 패배했는
데도 계속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어 이래저래 어려움이 많은 셈이다.

그러나 실은 문체부의 주먹구구식 문화의해 선정이 가장 큰 원인
이라는게 문화예술계 안팎의 지적이다.

몇년전부터 미리 장르를 지정,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추진해도 모자랄
판에 불과 두어달전에 부랴부랴 결정함으로써 부실하게 운영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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