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수준을 넘어 기업이 직접 창단.운영하는 연주단체가 늘고 있다.

금호그룹의 "금호현악4중주단", 도서출판 삶과꿈의 "삶과꿈싱어즈",
계몽사의 "계몽앙상블", (주)신원의 "신원에벤에셀앙상블"등이 기업
직영 연주단체들.

금호그룹(회장박성용)의 "금호현악4중주단"은 90년5월 창단이후 정기
연주회 4회, 해외공연 2회, 지방순회연주회 9~10회등 연간 24회이상의
공연을 갖고있다.

"삶과꿈싱어즈"는 도서출판 "삶과꿈"(대표 김용원)이 93년 4월 창단
한 성악앙상블. 1년에 정기연주회 2회와 방송출연 4회를 기본으로
하되 수시로 활동한다.

단원은 남녀성악가 각6인과 반주자등 총13명.

"계몽사"(대표 김준식)의 "계몽앙상블"은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하프
플루트 비올라 클라리넷등 다양한 악기주자 7명으로 이뤄진 실내악단.

정기연주회 2회등 연간 4회의 연주회를 가질 예정. 지난해 12월 창단
연주회를 가진데 이어 29일 문화일보홀에서 2회공연을 연다.

11일 세종문화회관대강당에서 창단공연을 갖는 신원그룹(회장 박성철)
의 "신원에벤에셀앙상블"은 남녀성악가 각6명과 반주자1인을 포함,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대중이 고급문화를 향수하려면 기업의 투자가 필요하며 기업쪽
에서는 사실상 비용이상으로 효과를 얻을수 있다고 봅니다" 기업이
직영하는 연주단체가 늘고 있는데 대한 황인희계몽사홍보과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들단체 구성원의 경우에는 적잖은 부담감도 갖고 있다.

"신원에벤에셀앙상블"의 테너 장보철씨의 말은 이같은 사실을 대변
한다.

"우리는 서용빈보다 더 큰 홈런을 날려야 한다.

"홍보하려면 야구나 축구단을 만들지 왜 하필이면 성악앙상블이냐"
라고 얘기한 그룹직원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직영연주단체의
위상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또하나의 장애물은 혹 있을 수 있는
과도한 간섭.

어느정도의 개입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연주일정(대개의 단체가
자사점포 개장행사등에 참가하도록 약정하고 있다)외에 레퍼토리등
세부적인 사항까지 좌지우지하려 들면 이는 곧 단체의 위상약화를
낳는다는 것.

"기업홍보만 욕심내지 말고 연주단체를 키우겠다는 자세로 뒷받침
해야 한다.

상하이나 도쿄4중주단이 처음에는 수많은 후원사의 도움을 받았으나
이제는 자립할수 있는 위치에 올라 지역에 묶이지않고 미국에서 당당히
활동하는 것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금호현악4중주단 정혜자부장)

기업의 예술에 대한 후원이나 투자는 "음악활동의 자율보장이 첫째"
(금호현악4중주단 리더김의명교수)이며 "돈보다도 음악에 대한 사랑과
애착이 먼저"(삶과꿈싱어즈 신갑순회장)라는 말은 많은것을 시사한다.

< 조정 향 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