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하.서정적풍경"전이 오는 10~28일 갤러리현대(734-8215)와
조선일보미술관(724-6313)에서 열린다.

원로작가 변씨가 85년이후 10년만에 갖는 전시회. 오랫동안 병마와
싸우면서도 치열한 예술혼으로 제작한 유화 판화 도화등 근작 150여점을
발표한다.

오랜 투병생활에도 불구,밝고 건강한 생명성을 추구하면서 참다운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더욱 완숙한
모습을 드러내고있다.

도자기화의 경우 그림을 조각조각내 기면에 척척 갖다붙인 다음 다시
주위를 긁어내고 깎아내는 새로운 기법을 선보이고있다.

그의 그림은 꽃과 새 나무 달 사람 하늘등 우리주변의 친근한 대상이
주소재. 대상들은 하나 둘 혹은 몇개가 한데 어울려 소박 간결한 화면을
이루면서 보는 이들에게 해학과 꿈 낭만을 선사한다.

미술평론가 오광수씨는 "그의 도화는 단순히 만들어진 도자위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 아니라 도자의 형태와 이미지를 하나로 표출해내는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있다"고 설명하고 "이번 출품작들은 특히 형태감각이나
이미지설정에 있어 더욱 완숙한 모습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구의 사대부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일제의 징집을 피해
만주신경미술학교를 다녔다.

해방과 함께 귀국,당시 경향에 따라 야수파적인 거친 선과 색채의
그림을 그려 국전에서 여러차례 특선한 뒤 60년 도불,르네 드루엥과
만나 불독대표작가전에 초대되는등 활약하다 60년대말 귀국했다.

이후 88올림픽행사 준비중 뇌일혈로 쓰러지기 전까지 구상화단의
거목으로 활동했으며 투병중에도 붓을 놓지 않아 주목받아왔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