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방정식에는 해법이 없다.

갑남을녀 저마다 다른 것은 물론이고 동서양의 사랑방식 또한 같지 않다.

이처럼 서로 다른 동서양의 사랑방식을 다룬 연극 2편이 초봄 소극장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창작극 "춘풍의 처"(오태석작 최형인연출)와 번역극 "채털리부인의 사랑"
(DH로랜스작 이재현연출)이 그것.

극단부활의 "채털리부인의 사랑"은 국내초연작이다.

28년 발표후 숱한 논란끝에 20세기최고의 로맨스문학으로 꼽혀온 이 작품은
성애묘사의 대담성등으로 인해 연극화작업이 미뤄져 왔다.

부활은 92년부터 계속해온 세계명작시리즈의 일환으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고 밝혔다.

단단한 구성과 개성이 분명한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를 바탕으로 괜찮은
로맨스연극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무대는 1차대전으로 성불구자가 된 클리포드 채털리경과 아내 콘스탄스
채털리가 사는 레그비저택.

클리포드의 물리치료를 담당하는 볼트부인과 산지기 맬러스가 등장, 사랑을
얻기위한 복잡한 갈등구조를 이룬다.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콘스탄스와 맬러스가 피할수없는 사랑에 빠진다.

클리포드는 절망하면서도 아내가 자신의 곁에 남아주기를 간청하나
콘스탄스는 신분도 재산도 모두 버리고 맬더스를 따른다.

국립극장과 문예회관대극장 개관기념작인 "성웅이순신"과 "강릉매화전"을
연출한 이재현씨가 연출을 맡았다.

"치밀한 성심리묘사를 통해 인간본연의 성문제를 공개화하려 했다"고.

콘스탄스역의 노현정을 비롯 이주석 황도석 이정숙이 출연한다.

29일까지 은행나무극장. 3672-6051

한양레퍼토리의 "춘풍의 처"는 76년 발표이래 지속적으로 공연되고 있는
창작극.

고전 "이춘풍전"을 골격으로 산대놀이형식을 연극무대로 끌어들인 작품
이다.

극 사이사이에 신나는 율동과 다양한 몸짓, 재담이 어우러진다.

극은 춘풍의 처가 지아비를 찾아 길을 떠나는 데서 시작된다.

도중에 미물형제인 덕중과 이지를 만나 도움을 받아 천신만고끝에 춘풍을
만나나 그에게는 오직 평양기생 추월이밖에 없다.

공금횡령으로 관가에 끌려가는 춘풍.

춘풍의 처는 남편을 구하기 위해 온갖일을 마다 않고 마침내 그를 구하지만
끝내 추월을 못잊는 춘풍이다.

추월 행세를 하며 마지막 정을 나눈 춘풍의 처는 그로인해 죽음을 맞는다.

끝없이 주는 일방통행식의 애닯픈 사랑이다.

연출가 최형인씨는 "이 연극이 보여주는 것은 인간의 행위에 대한 구원이나
분명한 답은 없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연극은 설명이 아니라 대사와 표정연기를 통해 관객과 연기자가 감정을
교류하는 것"이라는, 그래서 이 극을 좋아한다는 그는 "관객이 뭔가 괜찮은
느낌을 얻으면 좋겠다"고 밝힌다.

한양대영극영화과 동문인 이문식 이정은 송경희 신용욱 박영등이 출연한다.

4월16일까지 동숭스튜디오씨어터에서 공연된다.

741-3391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