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종량제가 우리생활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다.

조금만 낡거나 유행에 뒤졌다 싶으면 버리고 새것을 사던 데서 벗어나
가급적 버리는 물건을 줄이고자 하는 바람직한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바람을 타고 최근 가구재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이용자는 30~40대 중류층주부.

이 연령층이 되면 흔히 아이들이 개구쟁이시절 낙서를 하거나 긁어 상흔이
생긴 신혼시절가구를 버리고 새 것으로 바꾼다.

행여 새 아파트로 이사라도 할라치면 괜찮은 것까지 모두 버리고
새 가구를 세트로 장만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사실 가구는 겉은 다소 낡았어도 속은 멀쩡한 경우가 많다.

또한 요즘은 버리는 데도 적잖은 돈이 든다.

대형폐기물의 경우 94년1월부터 정부에서 수수료를 받고있을 뿐만
아니라 절차 또한 까다로워졌다.

헌가구를 버리는 일 자체가 골칫거리로 등장한 것. 가구재생업은
바로 이같은 상황에서 생겨났다.

이른바 니치마켓을 활용한 좋은 보기인 셈. 대표적인 가구재생업체는
"일심산업(대표 김규안.207-1654)"과 "리빙터치(대표 이승찬.925-3373)".
일심산업의 경우 가구재생을 시작한 것은 92년.애프터서비스 차원에서
기존에 제작.판매한 가구의 도장을 새로 해줬다.

당시 서울및 부산등 직할시에서의 소비자 조사결과 80%의 만족도를
얻어냈다.

이에 따라 아예 본격적으로 헌가구를 고쳐주는 일을 시작했는데
현재는 하루에 25건 정도 신청된다.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 공장7개를 운영하며 작업하고 있으나 일손이
달릴 정도. 재생스타일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달라진다.

나이든 사람들은 대체로 나무의 결과 색을 그대로 살리기를 원하고,젊은층은
그린이나 연한핑크,아이보리,베이지색등으로 바꾸고 싶어한다고.요즘
최대 유행색은 그린.자개가구도 재생가능하다.

비용은 새가구 구입비의 30~35%선.장롱의 경우 자당 4만6,000원으로
10자에 46만원이 든다(자개장은 자당 10만원).요즘 유행인 서랍,넥타이걸이
등 수납공간도 원하는 대로 만들수 있다.

화장대는 3자기준 8만원,문갑세트는 10만원,장식장은 자당 3만8,000원,서랍
장은 3단기준 5만원선이다.

신청을 받으면 10일내로 해당가정을 방문,상담을 한뒤 1주일내에
공장에 실어가서 10~12일 정도 걸려 제품을 완성시킨다.

입고와 출고시 운반비는 서울시내는 무료,신도시는 3만~5만원.아파트의
경우 곤돌라와 사다리차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가구재생업체를 이용하면 색이나 모양을 바꾸는 외에 작은 가구를
보완,크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큰집으로 이사한다거나 할 때 멀쩡하지만 작아서 곤란한 경우 신청하면
기존가구의 디자인 크기에 맞춰 짝을 만들어준다.

넉자짜리 장롱을 8자나 10자짜리로 바꿀 수 있으므로 낭비를 막을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