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서평위원회 선정
저자 : 부완혁


''한국의 좌표를 정하라'' ''부완혁과 나''

한국의 대표적인 논객이며 지식인사회를 이끈 봉래 부완혁 사상계사장의
타계10주기를 맞아 평론문집인 ''한국의 좌표를 정하라''와 추모의 글을 묶은
''부완혁과 나''가 출간됐다.

큰딸 정애(신선호서울종합터미널회장부인)와 작은딸 정남(성신여대교수)
두자매가 아버지를 그리며 엮은 두권의 이책은 해박한 지식과 핵심을 찌르는
독설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봉래의 지성을 생생하게 엿볼수 있다.

''한국의 좌표를 정하라''는 사상계 조선일보 신동아 등에 실렸던 수많은
논평중 일부를 주제별로 발췌 정리했다.

''부완혁과 나''는 박충훈-유창순 전국무총리, 서영훈 전KBS사장, 이동욱
전동아일보사장, 양호민 한림대교수, 김성진 전문공부장관, 한용철 삼성
의료원장, 최창락 전한은총재, 현승일 국민대총장, 김지하 시인, 유근일
조선일보논설실장 등 각계인사 34명이 쓴 회고의 글이 담겨 있다.

3.1만세 함성이 울려 퍼졌던 1919년3월1일 서울에서 태어난 봉래는
경성제일고보(현 경기고교)와 경성제대법학부(현 서울대법대)를 졸업,
23세에 일본고등문관시험에 합격, 26세의 젊은 나이에 선산군수를 지냈고
광복후에는 국무총리비서실장 기획처 물동국장 등 관직에 있었다.

그뒤 고려대교수 조선일보주필 사상계사장을 역임했다.

7백50쪽이나 되는 이 방대한 ''한국의 좌표를 정하라''는 봉래가 일제식민지
시대 8.15해방, 대한민국수립및 쓰라린 6.25, 4.19혁명과 5.16군사쿠데타를
체험하면서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등 각분야에 걸쳐 그의 국가관과
세계관을 뚜렷한 이론과 자료를 바탕으로 논리있게 전개한 것이 퍽 인상적
이다.

이책은 크게 나눠 첫째 민주정치론, 둘째 민족자존과 대외관계, 셋째
민족주체와 지성으로 분류된다.

민주정치론은 4.19혁명과 제2공화국시대의 민주주의 실현과 경제안정의
필요성, 5.16쿠데타이후에는 헌법과 위헌의 차이와 군정종식을 위한 이론
전개인데 ''헌법과 위헌''(사상계 65년1월호) ''폭력과 권력의 함수관계''
(사상계 68년8월호)에서 강조한 정치이론은 괄목할만하다.

민족자존과 대외관계에서는 ''미국의 대한원조사''를 통해 미국의 원조정책
과 그 실상을 25쪽에 걸쳐 집중 분석했다.(사상계 60년11/12월호)

특히 ''한일협정은 비준동의 될수 없다''(사상계 65년5/7/8월호)라는 제하의
글은 지성인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그의 민주주의 이론과 민족자존에 대한 근본적입장을 남북통일문제까지
연결해서 거론했다.

통일문제를 집약한 내용은 70년1월호 사상계 권두언 ''한국의 좌표를
정하라''에 기술하고 있다.

별책인 ''부완혁과 나''에는 총론과 각론을 겸비한 지사, 인간미 넘치는
독설가, 예외가 있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라는 등 인간 부완혁을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암울했던 시대의 당당했던 선비논객, 봉래의 논평집은 현세의 교훈임에
틀림없다.

< 행림출판 간 >

고흥문 < 전국회부의장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