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뮤지컬바람이 한창인 가운데 창작물과 번역물의 한판대결이
벌어지게 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서울 동숭동 문예회관 소극장과 대극장에서 각각 공연될
화제작은 극단아름의 "어디메와"와 민중극단의 "나도 출세할 수 있다".

"어디메와"는 창작극,"나도 출세할 수 있다"는 미국의 유명작품을 각색한
번역극으로 두 작품 모두 설대목을 겨냥하고 있다.

뮤지컬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창작과 번역,소극장용과 대극장용이라는
차이를 지님으로써 성패가 주목되고 있다.

17일-2월4일 문예회관소극장에서 공연될 "어디메와"(송인현작 복진오연출)
는 누가복음의 내용에 우리 고전인 "심청전"의 인물을 오버랩시켜 만드는
풍자극.음악 역시 경기민요가락과 서양의 재즈리듬을 혼합한 형태로
이뤄졌다.

내용은 심봉사가 죽은 후 하늘에서 재판을 받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결과는 지옥행.눈을 뜨겠다는 욕심때문에 하나밖에 없는 딸을 제물로
바친 죄다.

그러나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 심청이 하늘에 아버지를 용서해달라는
전화를 하고 하늘에서는 심봉사를 시험하기 위해 다시 이승으로 내려
보낸다.

음악은 사물놀이 두레패, 안무는 배혜령씨가 맡았다.

지기학 원영애 최지혜씨등이 출연한다.

21일-2월1일 문예회관대극장 무대에 올려질 민중극단의 "나도 출세할
수 있다"(에이브 버러우스작 프랭크 로서음악)는 61년 초연후 퓰리처상
희곡부문과 토니상6개부문을 휩쓴 작품. 3억원의 예산과 6개월이 넘는
준비기간을 거쳐 올려지는 대작이다.

빌딩유리창닦이인 주인공 피라폰트 핀치가 "나도 출세할 수 있다"는
처세술책을 교본 삼아 대기업사장으로 출세하는 과정이 기둥줄거리.

고설봉 강계식씨 등 연극계원로와 장민호 이순재 김성원씨등 중견,서인석
배종옥 허윤정씨등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무대미술은 이학순,음악은 강선희,안무는 박상규씨가 맡았다.

<김수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