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주란 저 <한경 서평위원회 선정>

잘팔리는 상품이 좋은 상품이다. 좋은 상품은 가격에 비해 품질이 뛰어난
상품이다. 그런데 보통 품질이 좋은 상품은 가격이 높다.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해외시장에서 가격과 품질이 낮은 상품으로
경쟁해왔다.

그러나 임금 지가 금리등의 상승으로 더이상 낮은 가격을 유지하기는
어렵게 됐다.

가격을 높게 받는다면 당연히 품질도 좋아져야 한다.

결국 품질개선이 우리기업의 대외경쟁에 가장 중요한 전략적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금년중 출범하게될 세계무역기구(WTO),현재 세계각국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제조물배상책임법의 제정등은 우리 상품의 품질개선을 더욱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가격.고품질 상품전략을 채택할 시점에 서있는 것이다.

품질이란 무엇인가,어느 수준의 품질이 적당한가,품질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어떻게 품질을 개선.유지할 수 있는가,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해서
품질을 개선시켰을까.

이런 문제에 대해 적절한 답을 제공하는 책이 "전략적 품질경영
(Quality By Design)"이다.

이 책의 저자인 조셉 주란은 품질개선에 관한 여러 저서를 내고 연구소를
운영하는 이 방면의 세계적 권위자다.

"전략적 품질경영"에서 주란은 품질을 제품특성과 낮은 불량률로
규정한다.

즉 고객의 입장에서 더 좋은 제품,그리고 결함이 적은 제품이 바로 더
나은 품질의 제품이다. 따라서 품질관리자는 먼저 고객을 확인하고 고객의
욕구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에 따라 품질을 계획.관리하고 개선해야 한다.

품질계획은 기업의 최상위경영자 상위급관리자 중하위급직원등 3단계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합리적 품질관리는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품질전문가가 될 것을
요구한다.

이같은 품질계획은 과학적인 데이터베이스에 기반을 둔다.

이책은 결론적으로 품질관리는 결국 사람(직원)이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직원이 자발적으로 품질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르는
동기부여와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훈련은 하위 직원이 아닌 상급자가 먼저 받아야 한다.

품질관리방법을 모르는 부하직원에게 그것을 요구할 수 없다는 원칙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당연한 것같지 않다.

이책의 특성은 폭넓은 시각,개별 내용의 유기적 연결,흥미있는 사례
위주의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저자가 이 방면에서 평생동안 연구한 전문가라는 점에서도 이책은
품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한국소비자의 제품에 관한 불만중 약 절반가량이 품질에 대한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주란의 정의에 따라 품질이 가격을 제외한 모든 상품의 구성요소라고
한다면 품질에 관한 불만이 95%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품질개선이 결국 고객만족경영의 요체가 아닐까.

(21세기북스간 7백48면 1만5천원)

정홍주 <성균관대 교수>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