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 10월26일 "궁정동사건"의 산 증인인 가수 심수봉씨(40)가 29일
프레스센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화제를 불러일으킨 자전소설
"사랑밖엔 난 몰라"(문예당간)출간소감을 털어놨다.

"이책을 끝으로 저를 더이상 "그때 그사람"으로 보지 말았으면 해요.
심수봉하면 가수, 평범한 가정주부를 떠올리게 되길 바랍니다."

심씨가 10.26의 비화를 공개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4월 방송국 심야토크쇼에서 그날의 이야기를 생생히 전달했다.

그러나 그뒤에도 제3공화국을 다룬 프로그램들이 당시상황을 잘못
전달하는 것을 듣고 "저건 아닌데" 싶어 결국 사실대로의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고 얘기했다.

그날의 또다른 목격자로 알려진 신재순씨가 지난여름 출간한 "그때
그곳에 그녀가 있었네"가 당시상황을 크게 왜곡한 것도 출간을
부추겼다고.

10.26과 관련된 사항을 묻는 기자들의 끈질긴 질문에 심씨는 "그 부분은
이책의 10분의1에 불과하다"면서도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박대통령
에게 차지철경호실장을 가리키면서 "각하,저런 버러지같은 놈을 데리고
정치를 하면 되겠습니까"라고 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세간에 알려진 그밖의 여러말들도 들은 적이 없으며 다만 10월27일오전
합수부측 조사중 김부장의 진술을 확인해줄 것을 강요받았을 뿐이라고
전했다.

"사랑밖엔 난 몰라"에는 한국전쟁후 충남서산의 인간문화재집안에서
출생한 그가 아르바이트로 밤무대에서 노래를 하다가 정치인들의
비밀연회에 참석하게 된 경위, "그날"이후의 방황등이 담겨 있다.

1년2개월에 걸친 집필도중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여러번 했다는 그는
"진실이 최대무기"라며 격려한 남편에게 가장 큰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심씨는 곧 7곡의 신곡이 담긴 새 앨범 "단가집"도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