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평균수명을 65세로 치면 TV앞에서 서성대는 세월이 9년가량 된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아마 그중 드라마를 보며 보내는 시간이 5년은 될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PD들
에게는 드라마에 대한 기억만 있을 뿐입니다. 기록이 없기 때문이지요"

"텔레비젼드라마 예술론" "텔레비젼드라마 사회학"(나남출판 간)이란 2권의
책을 통해 한국TV드라마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문화방송편성국
오명환부국장(48)이 털어놓는 출간의 변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드라마의 기록부재는 심각한 상황.

한국드라마 제1호로 꼽히는 "천국의 문"은 제목조차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시 담당PD는 "천국의 문"을 주장하고 있으나 AD는 "황금의 문"으로
기억하고 있는 실정.

제작연도 또한 56년과 57년으로 엇갈리고 있다.

저자는 이책에서 뭔가 새롭고 대단한 것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

대신 "제비가 흙 날라서 집짓듯이" 각종 잡지기고문, 신문기사, 세대를
달리하는 일선 연출자들의 증언을 6년동안 부지런히 수집했다.

"텔레비젼드라마 예술론"은 통사에 가까운 책.

우리드라마의 변천사를 시대별로 개관하면서 주요작품 PD들의 연출노트도
풍부하게 곁들였다.

"텔레비젼드라마 사회학"은 각론서에 속한다.

일일연속극, 미니시리즈, 수사물, 사극등 분야별로 우리드라마의 족적을
더듬었다.

아울러 "여로" "야! 곰례야" "전원일기" "춤추는 가얏고" "야망의 세월"등
숱한 화제를 뿌린 드라마들의 뒷얘기도 생생하게 전달했다.

72년 TBC입사이래 줄곧 편성분야에서만 일해온 그는 제작일선에 서있는
PD들에 비해 폭넓은 시각을 갖고 있다.

"드라마를 만들 때 지금까지는 생산과 소비의 측면에서만 접근해 왔습니다.
어떻게 만들까 하는 생각밖에 없었던 거죠. 그러나 앞으로는 유통과 판매의
개념이 더해져야 합니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다매체다채널시대는 드라마도
비즈니스적 차원에서 제작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