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성화전"이 13~30일 서울다동 동아갤러리(778-4872)에서 열리고 있다.

"이콘"이라 불리는 성화는 중세유럽의 기독교숭배에서 태어난 것으로
성서의 내용이나 성인의 얼굴을 담고 있다.

중세유럽인들이 지녔던 "삶=종교=예술"의 등식을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동유럽일대에서 발굴된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성화들을 모아 보여주고 있다.

출품작은 금판위에 그려서 유리보석으로 장식하고 가장자리에는 에나멜을
칠한 "손으로 그리지 않은 그리스도상"을 비롯 "성모의 죽음" "예언자 성
요한" "부활과 12축일"등 30여점.

얼굴이나 사물이 비사실적인 방법으로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신도들의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이들을 세속적인 현세에서 영적인
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제작된만큼 강한 정신성을 띠고 있다.

성화는 회화의 형식을 띠지만 르네상스나 바로크미술, 표현주의나 인상파
등 미술의 특정사조에는 영향받지 않는다.

또 재현된 성인들의 세부묘사 또한 이들이 실제인물이 아닌것처럼 보이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눈이나 코 귀와 같은 감각기관들이 해부학적으로 정확하게 묘사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성인들의 감각기관을 신의 계시를 느끼고 받는 정신적기관으로
신성하게 보이려 했기 때문이다.

두다리와 발가락이 가늘게 그려진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