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서평위원회 선정
저자 : 임래규


품질에 대한 저서는 무수히 많다.

종래에는 대학교수들이 쓴 책들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근래에는 최고
경영자들이 쓴 책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반면에 이 책은 공업진흥청 품질관리국장을 역임한 정부 중앙부처 고급
공무원이 쓴 품질경영서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학자들의 책이 너무 이론적이고 딱딱하다면 기업인들이 쓴 관련서적들은
현장 위주의 내용들로 구성돼 있어 시야가 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직 상공자원부국장이 쓴 이책은 "행정부 경영 컨설턴트"시대의 도래를
알릴 정도로 이론과 실무경험이 잘 조화된데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우선 품질경영이야말로 고객지향적이라는 점에서 "참다운 민주주의
를 실현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어떤 것이 좋은 품질인가를 생산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소비자에게 팔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품질경영의 시대에서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기호나 취향에 따라
원하는 제품을 생산자에게 당당히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생산자는 가차없이 도태되고 마는 "소비자
주권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품질경영은 문서화된 규정에 의해 체계적으로 접근한다는 측면에서
"기업내의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도 볼 수 있다.

조직구성원 모두가 하나의시스템처럼 움직이기 위해서는 조직내의 모든
활동이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멋대로 이루어지도록 해서는 안된다.

잘 고안된 체제를 준수하면서 조직 전체가 하나의 통일된 체계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고객의 필요와 기대를 충족시킬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 품질경영은 모든 경영자 가운데 사람을 가장 중시한다는 점에서
"인간주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전의 경영이론이 설비와 건물 토지등 자본을 중시했음에 반해 품질경영은
"경영은 결국 사람이 한다"는 철학에 입각하고 있다.

즉 인재육성을 가장 기본적인 경영이념으로 내세우는 인간주의의 회복
이라는 것이다.

품질경영의 대두는 기본적인 원칙만 지킨다면 자율적인 경영활동이 보장
된다는 관점에서 "관료주의 파괴의 과정"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끝으로 이 책은 품질경영이야말로 세계화의 기초라고 보고 있다.

흔히 우리경제의 장래는 수출에 달려 있다고 말해왔다.

수출은 무엇에 좌우되는가.

문제는 사람이다.

우리의 관료가 미일의 관료만 못하고 우리의 회사원이 그들만 못하다면
우리가 세계경쟁에서 패배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등대는 항구로 들어가는 길을 밝혀준다.

그러나 등대는 항구로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에게만 유용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WTO시대에 승자로 남기 위한 자세가 확고할 때 품질경영과 경쟁력
강화라는 수단은 빛을 발할 것이다.

(3백97면 8천5백원)

박동순 < 월간 현대경영 발행인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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