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고 소외된 것들을 아름답게 재생시켜 보았습니다. 현대산업문명의
병리적이고 부조리한 현상에 대한 의식을 환기시켜 보고자 했지요. 그간
가려져온 것을 들춰내는 작업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30일-12월9일 서울관훈동 가나화랑(733-4545)에서 제2회 김종영조각상
수상기념전을 갖는 윤영석씨(38)는 그간 갖가지 실험적인 작업을 해온 작가.

90.91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연속 우수상을 수상했다.

출품작은 "침묵하는 북" "인공동물원"등 나무 스테인리스스틸 가죽 유리
소금 동판 거울 렌즈등 많은 재료를 사용해 제작한 40여점.

"동상이몽"을 주제로 한 이번작품들은 대부분 꼼꼼이 들여다 보아야 하는
것들이다.

착시현상을 통해 인간의 양면성, 기형이나 불구의 모습을 통해 정상적인
기능을 상실한 우리사회현실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특징.

"침묵하는 북"의 경우 가죽으로 덮여야할 북의 표면이 부드러운 검은색
천으로 대치돼 있고, 북채가 쇠사슬로 묶여 소리내기라는 북의 정상적인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또 "유리가슴"은 실리콘을 넣어서라도 아름답게 보이려하는 현대인의
잘못된 행태를 꼬집고 있다.

윤씨는 "잘못된 인식을 끄집어내는 일도 예술가의 몫이라 생각한다"면서
"민족이나 역사등 큰것보다도 일상의 작은것, 우리가 체험하는 것들속에
오히려 삶의 중요한 이야기가 있을수 있다"고 말한다.

윤씨는 서울대조소과와 동대학원을 거쳐 독일슈투트가르트미대대학원연구
과정을 졸업했다.

그간 2회의 개인전을 갖고 60여회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95년에는 독일의 울름예술재단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질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