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국미술협회이사장은 누가 될까.

한국미협 제17대이사장 선거가 2달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사장자리의
향방에 미술계의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이번 선거가 유독 많은 주목을 끄는 것은 내년이 "미술의해"인데다
베니스비엔날레한국관이 건립되는 등 굵직한 행사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한국미술의 중흥과 세계화라는 과제를 앞에 두고 미협이사장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도 커진 것이 선거전을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이번 선거전의 가장 큰 특징은 오랫동안 관행처럼 여겨져온 서울대와
홍익대 출신의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세대간 혹은 보혁간 경쟁양상을
띠고있다는 점.후보들의 연령이 대폭 낮아진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선거일정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95년1월초 후보자등록공고,1월중순
후보자등록마감,2월초순 총회및 선거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자수는 전국지방 80개지부 대표 1백60명을 포함,4천5백여명.
현재 후보로 나선 사람은 서양화가 이두식씨(47,홍익대교수)와 한명호씨
(37).이들은 10월중순 출마선언에 이어 11월초 서울인사동에 선거사무실
을 마련,득표작전에 들어갔다.

여기에 현이사장인 박광진씨(58,서울교대교수)도 공식적인 의사표명은
하지 않았으나 출마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씨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일부에서 "미술의해"조직
위원회 집행위원장이기도 한 그가 이사장을 계속 해야 업무의 효율성을
기할수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기 때문.

이두식씨는 홍익대서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중견.92년10월부터 만
2년간 홍익대학생처장을 맡는 동안 업무처리를 잘해 홍익대출신 선배들로
부터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서울예고출신으로 미술계에 기반이 든든한 것도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씨는 <>한국을 아시아미술의 중심지로 <>미술인민원창구마련 <>집행부
의 화합적구성 <>정부지원금확충및 기업후원금등 기금확보 <>청년위원회
신설 <>1가구1작품소장운동전개 <>지방미술의 활성화등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우고있다.

이씨는 "한국미술의 세계화를 위한 기획은 물론 미술인들의 복지를 위해
작은것부터 구체적으로 실천해나갈것"이라고 말하고 "젊은작가들에게
각종 기회를 제공하는등 미래지향적인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는 한명호씨는 역시 홍익대서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80년대후반부터 활동해온 차세대선두주자의 한사람."미술계를
혁신시켜야한다"는 캐치플레이즈아래 소장파작가들을 규합하고 있다.

한씨는 "미술계를 좀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겠다는 사명감으로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면서 "한국미술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작업에 전념하지못하고
학원강의등으로 연명하는 많은작가들의 생계대책을 마련해줘야한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미술계의 총체적난국 타개를 위해서는 <>유통구조의 혁신 <>작가
들의 산업체 또는 각지역단체내 공개된 장소에서의 전시활동-미술품감
상기회의 확대와 고객확보 <>미술행사 또는 공모전의 객관화,내실화등으로
질제고를 꾀해야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서울대출신 진영에서는 일부에서 한풍렬씨를 거론하고 있으나 아직
까지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는 상태.따라서 이번선거전에서는 구상계열작가
들의 지지를 얻고있는 박광진이사장의 출마여부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
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