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의 흔적,그중에서도 고엽제의 후유증문제를 다룬 소설 2편이 동시에
출간돼 주목을 끌고있다.

박충훈씨의 "강물은 모두 바다로 흐르지 않는다"(전2권.책과 몽상간)와 안
혜숙씨의 "고엽"(전2권.찬섬간)이 화제의 책들. 이 소설들은 18일 미국캘리
포니아주연방법원에서 열린 베트남전 고엽제피해배상 청구소송에 관한 첫공
판에 맞춰 출간돼 더욱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있다.

"강물은 모두 바다로 흐르지 않는다"는 67년 베트남전에 직접 참여했던작가
박충훈씨의 체험을 토대로 한 작품.고엽제후유증으로 전쟁의 악몽에서 벗어
나지 못하는 피해자들의 상황을 다루고 있다.

태평양전쟁때 징집당했다가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베트남에 정착했던 교
포2세와 6.25,베트남전,기업들의 베트남진출등 일제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우리의 역사를 베트남전쟁을 중심으로 훑고있다.

베트남전에 장교로 참전했다 기업체대표로 변신한후 베트남투자를 계획하는
김돈수사장과 고엽제피해자들의 보상문제를 위해 미국정부와 고엽제제조회사
를 상대로 소송을 제소하려는 유한일,고엽제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이일구상병
이 소설의 중심인물들. 박충일씨는 "호치민시를 방문했다가 고엽제로 인한
기형아를 본후 월남전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써야겠다고 결
심했다"고 밝혔다.

"고엽"은 여성작가인 안혜숙씨가 월남전이 한창이던 70년대초 베트남을 방
문했을 당시 만난적이 있는 월남용사가 고엽제후유증으로 시달린다는 신문기
사를 본뒤 쓴 소설. 고엽제후유증으로 고생하다가 자살의 길을 선택한 서제
원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고엽제피해자들의 얘기를 여성의 시각으로 서술하
고 있다.

서제원이 월남에 가있는동안 다른남자와 결혼한 옛애인 승하가 20년이상이
흐른뒤 제원이 고엽제후유증으로 고생한다는 기사를 읽고 월남전피해자들을
돕는다는 내용이 중심줄거리. "고엽"은 또 고엽제후유증이 당대에 그치는 것
이 아니라 2세에게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월남전에 참전했던 한국군은 31만2천4백76명이었으며 그중
29%인 1천18명이 고엽제후유증으로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반점이 나타나는 피부질환과 신체마비증상,정신질환등 고엽제후유증
으로 시달리다가 죽은 사람만 40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