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6백년역사와 미래의 모습을 춤과 노래 영상으로 보여주는
이색무대가 마련된다.

서울시립가무단(단장 이의일)은 한양천도부터 서울정도 1천년이 되는
2394년까지의 서울과 서울사람들의 삶을 담은 창작뮤지컬 "서울사람들"을
29~12월4일 세종문화회관대강당 무대에 올린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이 공동기획한 이 뮤지컬은 서울정도6백년
기념사업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있다.

서울시립가무단은 "서울사람들"을 통해 한양천도부터 6.25때까지 서울
사람들의 변화를 살피고 나아가 미래서울의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세대간
빈부간 이념간의 격차를 극복한 화합의 세계를 보여줄 예정.

이의일단장이 예술감독을 맡고,김정숙씨(극단 모시는사람들 대표)가
대본을 썼다.

연출은 극단신시와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인 김상렬씨가 담당한다.

김씨는 악극 "번지없는 주막"과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 "피터팬"
등으로 흥행에 성공,뮤지컬연출의 귀재로 떠오른 인물. 배경음악과 독창
등 35곡의 노래는 서울방송악단장으로 뮤지컬 "미녀와야수"와 "피터팬"의
곡을 작곡한 김정택씨가 만들었고,안무는 현대무용가 박명숙씨(경희대교수)
가 맡았다.

김정택씨는 우리민족의 정서를 한이 아닌 신명으로 해석,음악을 흥겹게
작곡했다고 설명했다.

총9장으로 구성된 이작품은 한양정도 이전의 허허벌판을 배경으로
무학노인과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온 2394년의 미래소년 서우리가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무학노인은 한양을 수도로 정한 무학대사의 분신으로 뮤지컬전체의
해설자노릇을 하며,서우리는 무학도사가 보여주는 역사를 통해 서울의
자랑스러움과 민족혼을 배우는 제자역할을 한다.

한양의 태동에 이어 성곽을 건설하는 모습,한양풍경,병자호란의 시련,
일제침략과 3.1만세운동,광복의 기쁨과 동족상잔의 비극이 한씨일가라는
서민가족의 삶을 중심으로 꾸며진다.

고종황제역은 원로배우 고설봉씨가 맡고,서울의 대표적인 보통사람들인
한씨일가와 무학대사,서우리,태조,명성황후등은 서울시립가무단원들이
연기한다.

한양역사를 서사적으로 훑는 틈틈이 저자거리,답교놀이,기생들의달놀이,
남사당놀이패공연등을 삽입한다.

또 무대연기로 표현하기 어려운 장면은 영상처리,기록적 성격을 높인다.

무대를 경사지게 표현하고 산이나 건물을 상징하는 미니어쳐를 이용,
서울의변천과정을 나타내는 점도 특징.특히 무대 한가운데에 아크릴판
으로 설치한 한강과 끝부분에 등장할 서울의 미래모습도 관심을 집중
시키고 있다.

2억8천만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2시간30분짜리 대작으로 해외진출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