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전3시(현지시각 5일 오후8시) 파리 룩상부르 공원에 위치한
프랑스 상원의사당내 보프랑홀.

25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 웅장한 건물에서 우리 국악의 세계화를 위한
소중한 공연 하나가 성공적으로 치뤄졌다.

국악인 김영동씨(43)가 이끄는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이 프랑스 문화.
예술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1백60여명의 파리쟝들이 모인 가운데
"혼의 기행"의 첫 테이프를 순조롭게 끊은 것.

이날 객석을 차지한 관객들의 면면은 이 공연의 위상을 말해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프랑스상원(세나트)에서 재정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쟝 아르투이 의원을
비롯, 보쇠 주OECD 프랑스대사, 타데이 파리음악원 교장, 뒤프라 외무성
문화관, 작곡가 미로 클리오씨등 유력 인사들이 상당수 자리를 같이 했다.

김영동 시립국악관현악단장을 포함 25명으로 구성된 연주단은 "귀소"
"삼포로 가는 길" "산행"등 김씨의 창작곡과 "수제천"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한 "신수제천", 전통무용과 음악이 결합된 "나비춤" "법고", 그리고 "영산
회상"등 7곡을 1시간여에 걸쳐 연주했다.

김영동(소금) 안승훈(가야금) 나동민(기타) 강지혜(신디사이저)등 4인의
화음이 어우러진 "귀소"로 시작한 이날 공연의 압권은 "신수제천"과
"나비춤".

홍도후씨의 집박에 맞춰 15명의 연주자들이 우리 전통음악을 웅대하게
펼쳐낸 "신수제천"의 연주가 끝났을 때 관객들의 입은 다물어 질줄을
몰랐다.

동양의 정신에 흠뻑 취한 삼매경의 모습이었다.

이종대씨의 태평소와 이재룡씨의 북 반주에 맞춰 한국무용가 김묘선씨가
고갈 쓴 한마리의 "빠삐용"이 돼 준 "나비춤"과 격렬한 북의 리듬이 홀
전체를 사로잡은 "법고"에 대해 객석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응답했다.

공연장을 떠날 줄 모르는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영산회상"중
"타령"이 앙코르곡으로 연주됐다.

공연이 끝난 후 쟝 아르투이 상원의원은 무대 위에서 행한 인사말을
통해 "상원 귀빈실인 보프랑홀에서 한국 전통음악이 공연되기는 처음"이라며
"심오한 한국음악의 에스프리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밤 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또 "반드시 재공연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며 이날 공연에 크게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작곡가 로트슈타이씨는 "그 신비로움과 품위는 흡사 이 세상 것이 아닌 듯
했다"며 특히 "나비춤의 감동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날 공연에서는 무대배치가 객석과 수평으로 이루어져 우리 악기와
연주자들이 모습이 제대로 소개 될 수 없었다는 점과 중간 기획과정의
미흡함으로 공연장 선정에 혼선을 빚은 점등이 옥의 티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