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서평위원회 선정
저자 : 알프레드 L 말라브르
역자 : 변도은/이왈수

이 책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경제정책 수행에서 경제학자들의
조언과 자문이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진 것인가를 저자의 이지가 번뜩이는
해학적 표현으로 꼬집음으로써 독자의 흥미를 일깨우고 있다.

저자는 경제학자들이 미국의 정치지도자들과 기업경영총수들에게 제공한
경기예측과 정책가이드라인 형태의 조언을 하는데 근거가 된 각종이론들과
경제적 사고가 한마디로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흐릿한 것이었던가를
파헤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은 또 재미 있는 소주제로 구분
하여 경제학자들의 신뢰성이나 실용성을 흥미롭게 기술하고 있다.

전후 케인즈와 화이트가 브레튼우즈에서 마주 앉은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새뮤얼슨, 프리드만, 번즈, 액스타인, 로버트 던, 래퍼및 무어 교수등에
이르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미친 영향과 실수들을 유머러스하게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경제학 교수인 배로(Robert Barro)의 말을 빌려 "경제성장률,
실직률, 해고율, 이자율 등을 반영시켜 만든 이른바 불행지수(Misery
Index)가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회의 의장자리가 ''공석''인 때에 가장
낮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경제학자들의 충고가 하나같이 금언은 아니며 또한 그들이
결코 확실성을 가진 안내자는 아닐지라도 그들은 여전히 우리를 좋은
생활로 인도해 가는 특별한 안내자들이라고 평가한다.

주목할 만한 결론은 케인즈가 말한바와 같이 현실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경제학자들의 견해에 자주 노예가 되기 쉽다는 사실이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독자는 해방이후 한국의 경제정책수립과 집행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온 우리나라 경제학자들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어느시기에 어떤 학자들이 어떤 정책을 내놓았고, 또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그 누군가가 우리나라 정책참여 학자들의 공과를 구명하여 다음 세대의
귀감으로 삼는 조사연구를 해봄직 하지 않은가?

물론 어떤 시대에 요구되는 이론의 경우 그 이론수립은 주로 일정하게
제한된 여건과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가정과 여건이
현실과 일치하지 않을때는 아무리 이론이 정교하더라도 정책적용에서
빗나가게 된다.

경제는 순수 자연과학의 법칙운동과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이론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경제학자의 예측 능력보다는 경제와 사회가 움직여
나가는 어떤 일반법칙과 특별 상황전개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경기순환변동과 인간성의 관계에서 경제현실을 이해하려 한다.

아무튼 이책은 경제학자, 언론인, 기업인, 정부정책 책임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일독을 요하는 재미있고도 시사점이 풍부한 책이라고 본다.

저자의 문장력을 십분 살린 역자들의 노고도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 황의각 고려대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