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때문에 늘 열정을 가지고 즐겁게 하고 있지만
요즘은 일상의 제모습을 찾고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김성녀씨(44)는 우리 연극계에서 가장 바쁜 배우다. 5~6월 계속해서 극단
미추의 "맥베드"와 "남사당의 하늘"에 출연한데 이어 다시 1~12일
예술의전당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대형악극 "번지없는 주막"의 주인공
순애역을 맡아 땀흘리고 있다.

"몸은 피곤해도 다양한 삶을 사는 배우라는 직업에 만족합니다. 다시
태어나도 이 직업을 택할만큼 천직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번지없는 주막"은 극단 가교가 우리식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는 악극의
재생이라는 기치아래 기획한 작품. 전국을 순회하는 악극단의 희로애락을
다룬 것으로 일제시대 우리민족의 애환을 애절한 대사와 노래에 담고있다.

김성녀씨는 26살때 극단민예의 뮤지컬 "한네의 승천"에서 주인공역으로
발탁되면서 연극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극을 연출한 손진책씨와
결혼, 고교 2학년인 딸과 중3 아들을 두고있다.

"요즘 제일 힘든 것은 순수함을 잃어가는것"이라고 털어놓는 김씨는
"순수한 열정으로 젊음을 바치는 후배들과 남편을 보며 마음을 다지고
재충전한다"고 밝힌다.

김씨는 "연극은 끝없는 자기훈련과 배움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부지런함"이라고 말한다.

<권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