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학전의 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아침이슬"의 작곡가 김민기씨가 만들어낸 새로운 연극문법에 찬사를
보내기도 하지만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지하철 1호선"(Linie-Das Musical)은 폴커 루드비히 극본 비르거 하이만
음악의 독일 뮤지컬을 김민기씨가 번안, 연출한 작품.

극의 줄거리는 연변 조선족 처녀가 서울의 지하철 1호선 주변에서 겪는
하루를 통해 우리 자신의 뒤틀리고 우스꽝스러운 모습들을 돌아본다는 것.

약혼자 "제비"를 만나기 위해 고국을 방문한 연변처녀 "연순"은 지하철
1호선을 오가며 인신매매범 복부인 앵벌이 잡상인등 우리 사회 밑바닥
인생들의 굴절상을 대한다.

이 작품은 몇가지 새로운 시도로 이같은 뼈대를 엮어 나가고 있다.

연극무대를 일종의 콘서트장으로 만든 것이 그 한가지. 새벽 6시9분
서울역에 도착한 연순은 가수처럼 마이크를 들고 자신의 노래를 부른다.

무대 양측에는 5인조 록밴드 "무임승차"가 자리를 잡고 귀가 멍멍해 질
정도로 생생한 라이브 연주를 해낸다.

또 40명에 가까운 배역을 9인의 배우들이 일인 다역으로 연기해 내는것도
관객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같은 매력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1호선"에는 자칫 고장날수 있는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록뮤지컬이라는 새시대 하드웨어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는 6,70년대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황석영의 소설 "어둠의 자식들"을 연상케하는 극의 내용이 지금의 관객들
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수 있을지 궁금함을 불러 일으키는 까닭이다.

관객들은 출연진이 내뱉는 온갖 육두문자와 비속어에 일회적인 카타르시스
를 느낄 뿐이다.

지나치게 문어체적인 노랫말때문에 가사 전달이 미흡한 것도 맹점의 하나.

한편의 연극이라는 제한된 틀속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한 것이 오히려
극의 알맹이를 흐려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방은진,나윤선,윤영로,김승울,이두일,김효숙,설경구,이미옥,김윤수 출연.

학전 소극장에서 6월30일까지 평일 7시30분(월 휴관) 금/토/일 3시 7시.

<윤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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