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개봉관에서의 단독개봉보다는 소극장체인을 통한 동시개봉을
선호하는 영화사들이 늘고 있다.

뚜렷한 흥행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조기종영되고마는 대형개봉관에서의
단기승부를 피하려던 중소영화사들의 소극적 전술이 몇몇 성공적인
예들에 자극받아 새로운 극장전략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작품성높은 영화들을 주로 상영하는 중소형극장라인을 지칭
하는 "골든트라이앵글"(황금삼각형)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종로.대학로일대의 코아아트홀 동숭아트센터 피카소극장 연강홀, 신촌
대학가의 신촌아트홀 이화예술극장 영타운문예극장 그랜드시네마, 강남의
씨네하우스 힐탑시네마 계몽아트홀 뤼미에르 그랑프리극장등이
골든트라이앵글에 속한다.

이 극장들은 서울 대한 단성사 허리우드 피카디리 국도 스카라 중앙극장
등 대형개봉관에 비해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떨어지지만 3,4개이상 체인
으로 묶일 경우 대형개봉관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중적 인기보다는 작품성에 치중한 영화들을 수입 혹은 제작한 영화사들
사이에 이 골든트라이앵글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김진해프로덕션은 6월 4일 코아아트홀 동숭아트센터 씨네하우스
이화예술극장등 4개극장에서 창립작품 "49일의 남자"를 동시개봉할
계획이다.

"해체드라마, 탈장르의 영화, 메타픽션"을 표방한 이 영화가 대형개봉관
에서 개봉될 경우 자칫 관객들의 심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도중하차할
우려가 있다는 자체분석에 따른 것이다.

비틀즈탄생초기의 뒷얘기를 다룬 "백 비트"를 수입한 삼호필름도 이
영화를 28일 동숭아트센터 그랜드시네마 힐탑시네마 경원극장
롯데월드시네마등 5개극장에 내걸기로 결정했다.

음악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입소문"을 타고 올드팬을 불러모을 경우 장기상영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93년 프랑스최고의 대작 "제르미날"을 이미 동숭아트센터 이화예술극장
씨네하우스에 동시에 내건 우진필름도 지난해 칸영화제 감독상 및
남우주연상수상작인 "네이키드"를 28일 이화예술극장과 씨네하우스에서
개봉한다.

이밖에 93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수상작 "그린 파파야 향기"(하명중영화
제작소수입) 92베니스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및 여우주연상수상작
"귀주이야기"(장예모감독 공리주연, 신도필름수입) 장풍의 조안첸주연의
미국.홍콩합작영화 "수도승의 유혹"등이 6월중으로 소극장동시개봉을
계획하고 있다.

골든트라이앵글의 형성을 구체화시킨데는 "피아노"와 "패왕별희"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이들 두 영화는 "국제영화제 수상작=저주받은 걸작"
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각각 58만명, 35만명의 관객을 동원,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다.

이들 영화의 새전략이 바로 소극장동시개봉, 장기상영이었다. "피아노"는
지난해 9월25일 동숭아트센터 신촌아트홀 코아아트홀 그랑프리극장등에서
개봉돼 4개월여 상영됐다.

"패왕별희"도 코아아트홀 뤼미에르극장 연강홀 이화예술극장 건영
옴니시네마 서울교육문화회관 등에서 개봉돼 대형개봉관상영 못지 않은
흥행성과를 올렸다.

"피아노" "패왕별희" 이후 하명중영화제작소의 "신시네마천국" 선익필름의
"올란도" 길영화사의 "책 읽어주는 여자"등이 소극장동시개봉으로 일정한
흥행성과를 올렸다.

이달초 코아아트홀 씨네하우스 계몽아트홀 신촌아트홀등 4개극장에서
개봉된 "세가지색-블루"(세림영화사수입)는 이미 10만 가까운 관객이
다녀갔다.

그러나 소위 골든트라이앵글이 중소영화사들의 장기적 활로개척을 위한
최선의 전략기반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대형개봉관을 장악한 직배영화사들도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미 월트디즈니는 연초 "조이 럭 클럽"을 동숭아트센터 피카소극장
씨네하우스 건영옴니시네마 유토아 등에서 개봉해 20만관객동원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