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가 굵직한 초연 창작극들로 새 봄 기지개를 활짝 켜고 있다. 그간
이렇다할 새 무대 없이 연장공연이 줄을 잇던 연극계는 4편의 대형
창작극을 선보임으로 본격적인 시즌 오픈에 착수했다. 이들은 모두
창작극이란 공통점을 갖곤 있지만 그 성격은 봄꽃처럼 다채롭다.

60여년 외길 연기인생을 마감하는 원로배우의 고별무대를 비롯,문예상
희곡부문 수상작,유명 방송PD.작가가 만드는 뮤지컬,2인극등이 다양한
취향의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봄맞이무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공연은 연극배우 김동원씨의 은퇴무대이기도 한"이성계의 부동산"(3월3~25,
국립극장소극장).

김동원씨는 1932년 유치진선생이 연출한 유진 오닐작 "고래"로 첫 무대에
선 이래 62년간 300여편의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한국 연극계의 거목.

"햄릿"에서의 명연기로 "한국의 로렌스 올리비에"라는 찬사를 얻기도했다.
자신이 이성계임을 자처하며 환상속에서 살아가는 한노인역으로 무대에서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는 김씨는 "좋은 역을 다 맡고 무대를 떠나게 돼
기쁘다. 이제는 객석에 남아 후배들의 커가는 모습을 지켜볼 터"라며
후회없는 삶의 모습을 피력.

"이성계의 부동산"은 재산상속문제에 염증을 느낀 한 노인이 피신한 복지원
이라는 현대상황과 이 노인이 동경하는 이성계가 살았던 조선시대라는 환상
세계를 교차시킴으로써 극적효과를 노리는 작품.

"국물 있사옵니다"의 이근삼교수가 원작을 쓰고 92년 서울 연극제 연출상
수상자 김도훈씨가 연출. 장민호 백성희씨등 국립극단의 원로배우가 우정
출연.

지난해 "한국연극-새작품.새무대"시리즈로 국내 창작극 활성화에 한 몫을
했던 극단"산울림"은 금년도 삼성문예상 희곡부문 수상작인 정우숙씨의
"구멍의 둘레"로 극장 개관 9주년 기념 공연을 갖는다.

"구멍의 둘레"는 가족이 주는 일상성에 흡수되지 못하고 방황하는 한 기혼
여성의 내면심리를 다룬 작품이다. 작가 정우숙씨는 "대립적인 두 세계를
오가는 주인공의 혼란을 통해 인간 욕구의 분열된 양면성을 드러내려한다"
고 감상포인트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삼성미술문화재단으로부터 1천만원
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이루어지는 것이다. 채승훈연출.

방송가의 명 트리오 황인뢰,주찬옥,송병준씨가 각기 연출,대본,음악을
담당한 뮤지컬"마지막춤은 나와 함께"도 새 봄 연극계의 재미거리중의
하나.

극단"신화"의 창단 5주년을 기념해 이뤄지는 이번 공연에는 하희라 정동환
이효정등 낯익은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흥미를 더해준다.

동숭아트센터 대극장에서 3월5일~4월5일. 이 밖에도 "북어 대가리"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극발전연구회"의 전무송,최종원씨가 이번에는 2인극
"색시공"을 준비중.

"무소의 뿔처럼 가라"의 서충식씨가 연출을 맡은 "색시공"은 두 사내의
재회와 넋두리를 통해 웃음과 삶의 비애를 느끼게 해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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