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의 소나기 그리고 그 이후".

흡사 소설 "소나기"의 후속편처럼들리는 실험연극 하나가 무대에 올려지기
위해 한창 준비중이다.

극단 "로열씨어터"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주최의 "제1회 연극판-
관점''94" 출품작으로 연습중인 "황순원의 소나기 그리고 그 이후"(김영희
각색 류근혜연출,2월17-26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다. 그러나 연극 "소나기 그리고 그 이후"
는 단순히 소설 "소나기"의 후편이 될만한 얘기를 극화한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은 완전히 동떨어진 듯이 보이는 세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연극을 이루고 있다. "메마른 현대인의 모습"과 소설 "소나기",
그리고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쉽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재들이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적절히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이
연극이 갖고 있는 색다른 점이다.

연극 전반부에는 다양한 현대인들의 전형이 등장한다. 이들이 한결같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참된 삶"으로부터 소외된 모습이다.

"모든 스트레스의 해결처 압구정동을 하루라도 찾지않으면 미쳐 버릴것
같다"는 오렌지족,결혼의 대전제가 "나보다 조금이라도 능력과 사회.경제적
조건이 나은 여자"라야 한다는 20대 남성,''슈퍼 엑셀렌트''를 외치며 조직에
충성을 다하지만 궁극적으론 진정한 자신의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대기업
사원.

그러나 이들이 갖고 있는 본래 모습은 이처럼 맹목적이고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들(우리들)도 순수한 사랑이 가득한 영원한 마음의
고향을 분명히 갖고있었다. "소나기 그리고 그 이후"는 이 마음의 고향을
"로미오와 줄리엣","소나기"를 통해 회상하게 하고 있다.

죽음도 전혀 막을 수 없었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소나기"가 보여주는
동심의 순수한 사랑을 지금 우리의 모습과 대비시킴으로써 참다운 삶의
방식이란 무엇인가를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연출을 맡은 류근혜씨는 이 작품을 통해 "현대인들이 잊고사는 사랑과
우정,그리고 죽음의 진정한 의미를 해독"하려 했다고 말한다.

김진이(소녀) 이달형(소년) 김성중(로미오) 박은진(줄리엣) 김민기(현대인)
출연.

<윤해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