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젠 ADC 애드세트리스…호지킨림프종 1차서 옵디보에 패배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호지킨 림프종 1차 치료제 자리를 건 일대일 비교 임상에서 기존 강자인 ‘애드세트리스(시젠)’가 도전자 ‘옵디보(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패배했다.

미국국립암센터(NCI) 연구팀은 새롭게 진단받은 3기 또는 4기 고전적 호지킨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비교임상시험에서 옵디보가 애드세트리스보다 암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52% 더 줄였다고 4일(미국 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호지킨 림프종 환자 1000여명을 2개 군으로 나눈 뒤 옵디보와 애드세트리스를 무작위로 배정했다. 각 군의 환자들에게 모두 호지킨림프종 치료를 위해 쓰는 화학요법(AVD)을 병용했다. 그 결과, 화학요법과 함께 옵디보를 투여한 환자 중 94%가 1년 후에도 질병 진행 없이 생존했으며, 애드세트리스의 경우엔 86%가 생존했다.

부작용 및 안전성 면에서도 옵디보 투약군이 더 우위를 보였다. 부작용 때문에 투약을 중단한 비율은 옵디보가 11%, 애드세트리스가 22%였다. 사망 건수는 옵디보가 4건(0.8%)이었으며, 애드세트리스는 11건(2.2%) 발생했다. 제약업계는 이번 임상를 옵디보의 ’깔끔한 승리’로 평가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인 애드세트리스는 2018년 호지킨림프종 환자를 위한 1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해엔 같은 질환을 앓는 어린이를 대상으로도 승인이 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9% 늘어난 8억3900만 달러(1조965억원)였다. 지난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2억43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PD-1 면역관문억제제인 옵디보 또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하지만 호지킨림프종에서는 애스세트리스 투약 후 재발 후 환자들로 적응증이 제한돼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근거로 연구진은 “애드세트리스보다 안전성과 효능이 우수한 옵디보를 호지킨 림프종 치료의 새로운 1차 치료제로 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제약사가 아닌 연구자주도(IIT) 임상에서 나왔다. 제약사의 허가신청에 직접 인용될 수는 없지만, 이를 근거로 향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이 의뢰자주도임상(SIT)을 통해 적응증 확장에 나설 수 있다. 투자업계는 향후 옵디보가 애드세트리스와 동일한 1차 치료제로 승인될 경우, 효능 및 안전성에서 더 우위를 보인 옵디보가 애드세트리스의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빼앗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시젠은 기존 화학요법과 애드세트리스, 옵디보를 함께 병용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화학요법+애드세트리스+옵디보를 조합해 객관적 반응률(ORR) 93%, 완전관해(CR) 88%라는 결과를 얻었다. 1년 추적조사 기간 기준 무진행생존(PFS) 비율은 95%였다.

시젠 관계자는 “애드세트리스는 여전히 강력한 치료제이며, 화학요법과 PD-1 억제제(옵디보)를 결합해 가장 높은 치료율을 달성하고 결과적으로 (부작용이 큰) 화학요법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5일 16시 36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