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로 ‘진짜 위성’을 우주로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상업용 위성 발사 서비스를 국내외에 제공하기까진 갈 길이 멀다.

가장 큰 허들은 개발 기간과 발사 비용이다. 누리호 5기를 쏘는 데 총 2조6445억원이 투입된다. 2010년부터 올해 5월까지 진행된 본 사업 예산 1조9572억원과 작년부터 2027년까지 이어지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 예산 6873억원을 합친 금액이다. 작년 6월 1차 발사 때 쓴 누리호 비행모델(FM)과 이번에 쏜 모델 2기는 본 사업 때 만들었다. 2025년과 2026년, 2027년에 쏘는 3기는 고도화 사업 예산으로 제작된다.

발사 비용을 단순 환산하면 누리호 1회당 발사 비용은 5289억원이다. 반면 세계 발사체 시장의 패권을 쥐고 있는 우주 개발 기업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 ‘팰컨9’의 1회당 발사 비용은 작년 기준 1000만달러(약 132억원) 안팎이다. 상업용 발사 서비스와 공공 프로젝트인 누리호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누리호로 위성을 보내는 비용이 팰컨9보다 40배가량 비싼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부터 2032년까지 총 2조132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유럽 최대 우주개발 기업 아리안스페이스도 ‘가성비’ 확보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이 회사는 차세대 대형 로켓 ‘아리안6’의 발사 비용을 1800만~2400만달러(약 240억~318억원) 사이에서 책정할 예정이다. 한 번 계약하면 4~7번 발사를 보장하는 파격 조건도 내걸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