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아미코젠 대표. 사진=김기남 기자
박철 아미코젠 대표. 사진=김기남 기자
“오는 11월 인천 송도 배지 공장과 여수 레진 공장이 완공됩니다. 아미코젠의 신성장동력인 바이오의약품 소재와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이 본격화될 예정입니다. 기존 사업인 항생제 제조용 특수효소와 건강기능식품 소재 사업에서도 성장폭을 키우겠습니다.”

지난 18일 경기도 분당 아미코젠 서울지점에서 만난 박철 대표는 “레진과 배지는 이미 연구소나 협력업체 등에 소규모 공급을 진행하고 있어, 완공 후 빠른 시일 안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연내 시험 생산을 거쳐 상용화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제조의 핵심 소재인 세포배양 배지와 정제용 레진은 현재 전량 수입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배양을 통해 약효 단백질을 만드는 동물세포의 수를 늘려야 한다. 배양을 위한 세포의 먹이가 배지다. 동물세포를 배양한 후 의약품만 분리 정제하는 데 사용되는 소재가 레진이다. 단백질 정제 레진은 미생물을 이용해 생산하는 거의 모든 의약품 공정에 사용된다.

아미코젠은 이들 소재의 국산화를 위해 미국 아티아바이오와 스웨덴 바이오웍스로부터 차별화된 배지 및 레진 기술을 도입했다. 박 대표는 “기술을 이전받은 뒤 추가 개발을 통해 기존보다 가공성과 경도 등이 향상된 레진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의약품을 정제하기 위해선 레진에 단백질을 붙여야 한다. 아미코젠은 유전자 기술을 활용해 항체의약품 정제용 '프로테인a 레진'을 생산하는 데 핵심적인 소재인 '프로테인a 리간드'를 개량했다. 기존보다 알칼리에 내성이 강하고, 더욱 많은 양의 단백질을 붙일 수 있다. 아미코젠 레진 기술의 차별점이다.

그는 “아미코젠은 고객사가 원하는 대로 맞춤형으로 레진을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

항생제 특수효소 사업 인도 확장

아미코젠은 올해 1분기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3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매출 확대에 따라 영업적자폭도 크게 줄었다. 1분기 영업손실은 7억원이다. 작년 1분기에는 23억원이었다.

개별로도 작년 1분기보다 17% 증가한 97억원의 매출을 냈다. 영업적자 감소와 함께 순이익은 3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실적을 이끈 건 주요 사업인 특수효소와 건기식 소재, 제조자개발생산(ODM), 항생제 등의 고른 성장이다.

박 대표는 올해 본업인 특수효소를 활용한 친환경 원료의약품(그린 API)과 건기식 소재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효소 공급을 인도로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인도의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을 논의 중”이라며 “중국에 이어 인도에 진출해 효소 공급 지역의 다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기식 소재 사업도 확대한다. 아미코젠은 최근 건기식 소재인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 AG(이하 콜라겐)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별인정형 원료 승인을 받았다. 박 대표는 “베트남 메기에서 추출한 콜라겐으로 임상을 진행해 피부 보습과 주름 개선에 대한 이중 기능성을 인정받았다”며 “지난 9일 프롬바이오와 맺은 홈쇼핑 및 온라인 유통 독점 공급계약 등 콜라겐 사업과 콜라겐을 이용한 완제 사업의 추가 계약을 통해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아미코젠은 경남 진주 연 400t, 중국 청도 300t, 베트남 젤라틴 및 콜라겐 각 800t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해, 원료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콜라겐 수직계열화를 마쳤다. 그는 “중국 공장은 최대 600t, 베트남 공장은 수요에 맞춰 최대 2400t까지 증설이 가능하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베트남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회사인 아미코젠차이나의 산동공장 완공도 예정돼 있다. 연간 레진 생산능력이 기존 3t에서 30t으로 10배 늘어난다. 박 대표는 “올해부터는 지난 4월 허가받은 가축 호흡기 질환용 의약품 툴라스로마이신의 매출이 인식되고, 레진 사업 실적도 늘어 아미코젠차이나의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5월 25일 8시 36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