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중앙군병원 의료진이 한국 기업 JLK의 뇌경색·뇌출혈 진단 솔루션 분석 결과를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제공
우즈베키스탄 중앙군병원 의료진이 한국 기업 JLK의 뇌경색·뇌출혈 진단 솔루션 분석 결과를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제공
군 병원 및 사단 의무대에 확산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진단 기술이 해외로 진출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지난 1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중앙군병원에 뷰노와 제이엘케이(JLK)가 개발한 의료 AI 솔루션을 설치했다고 22일 밝혔다. NIPA가 2020년부터 추진 중인 ‘AI 융합 군장병 의료영상 판독시스템’ 구축 사업으로 개발된 솔루션이다. 국군의무사령부와 우즈베키스탄 군병원이 지난해 6월 업무협약을 맺은 후 나온 첫 번째 성과다.

뷰노는 X선 데이터로 흉부 질환 및 골절을 판독하는 솔루션을 공급했다. 진단 가능한 골절 부위는 손·손목·팔뚝·팔꿈치·어깨 등 여섯 곳, 흉부 질환은 폐렴·결핵·기흉·흉막삼출 등 일곱 가지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우즈베키스탄 중앙군병원 관계자들이 한국 기업 뷰노가 개발한 X선 진단 솔루션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제공
지난 17일 우즈베키스탄 중앙군병원 관계자들이 한국 기업 뷰노가 개발한 X선 진단 솔루션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제공
JLK는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데이터로 뇌출혈과 뇌경색을 판별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설치했다.

포지로프 노시르존 우즈베키스탄 국방부 의무국장은 “한국의 혁신적인 AI 솔루션을 적극 도입해 의료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NIPA는 이 병원에 휴대용 X선 장비를 함께 공급했다. 뷰노와 JLK에 이어 올 9~10월 루닛의 흉부질환 AI 판독 솔루션, 딥노이드의 골절 및 척추 질환 진단 솔루션을 병원에 추가로 설치한다. 우즈베키스탄 중앙군병원 방사선총괄 담당인 함라예프 살로히딘 대령은 “(뷰노와 JLK 솔루션을) 사용해 보니 의료인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환자 편의와 진료 효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NIPA는 앞서 국내 거점 군병원에 설치한 뷰노와 루닛의 AI 솔루션 등을 해외 파병 부대와 다른 나라 군병원에 수출하자고 지난해 10월 국방부에 제안했다. NIPA는 국방부와 지난해 말과 올초 두 차례 회의를 열고 현지 소요를 확인한 후 사업을 시작했다. 연평부대 등 국내 격오지 부대에 공급한 휴대용 X선 촬영 장비가 해외 파병 부대에서도 소요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NIPA 관계자는 “해외 파병부대에는 이달 들어 레바논 동명부대에 처음 휴대용 X선 촬영 장비를 공급했다”며 “아프리카 남수단 한빛부대, 소말리아 청해부대에도 휴대용 X선 장비를 곧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군함 및 해외 파병부대 군함에도 AI 솔루션과 휴대용 X선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한 번 순항훈련 등을 나가면 돌아오기 어려운 함정에서 이들 제품이 유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해군이 운용하는 강습상륙함인 독도함과 마라도함, 군수지원함인 소양함, 훈련함인 한산도함 등에도 휴대용 X선 장비를 보급할 계획이다.

NIPA 관계자는 “파병 전 신체검사에서 정상이었던 장병이라도 좁은 공간에서 지내다 보면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며 “이들을 신속히 진단해 정밀 검진으로 연결하는 데 휴대용 X선 장비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휴대용 X선 촬영 장비뿐 아니라 이동형 CT까지 군함에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