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악 앱 시장의 선두 주자인 멜론이 흔들리고 있다. 유튜브뮤직이 빠른 속도로 멜론과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고 있다.

다른 토종 음악 앱들도 점유율이 조금씩 떨어지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유튜브에 음악 앱 시장을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규고객 유입 속도 따라잡혀

21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음악 앱 시장(안드로이드 기준)에서 멜론 사용자 수 점유율은 28.3%를 기록했다. 지난 1월(28.9%)에 비해 점유율이 0.6%포인트 떨어졌다. 유튜브뮤직은 반대다. 같은 기간 20.7%에서 22.1%로 점유율을 높였다. 음악 앱 시장은 소비자가 한 번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면 자동으로 정기 구독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한번 서비스 업체를 정하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멜론 턱 밑까지 추격한 유튜브뮤직
신규 고객의 유입 속도는 이미 따라잡힌 상태다. 지난달 멜론의 신규 설치 건수는 안드로이드 기준 13만1625건으로 유튜브뮤직(12만877건)보다 불과 9% 많았다. 2월에는 유튜브뮤직의 신규 설치 건수(14만1651건)가 멜론(13만1012건)을 웃돌기도 했다. 멜론이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는 분석도 나왔다. 1월 닐슨미디어코리아는 유튜브뮤직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가 488만2644명을 기록해 멜론(427만5121명)을 앞질렀다고 발표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악 플랫폼인 멜론은 2004년 서비스 출시 이후 국내 음악 앱의 대명사로 군림해왔다. 글로벌 시장을 평정한 ‘스포티파이’도 국내에선 한 자릿수 점유율에 그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유튜브뮤직 방어전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엔 스트리밍 서비스의 정기 결제를 해지하려는 고객에게 6개월간 구독료를 30% 깎아주는 ‘출혈 마케팅’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멜론, 동영상 콘텐츠 강화

업계에선 영상 플랫폼과 결합한 유튜브뮤직의 프로모션 전략이 시장을 흔들었다고 보고 있다. 구글의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는 유료 이용자에게 유튜브뮤직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뮤직이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은 배경이다.

하지만 유튜브뮤직 공급 방식이 유튜브와 분리되더라도 국내 음악 앱이 점유율 반등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국내 음악 앱들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동영상 콘텐츠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멜론은 지난달 쇼트폼 콘텐츠로 음악 트렌드를 소개하는 ‘오늘의 숏뮤직’ 서비스를 개설했다. 쇼트폼은 수십 초 길이로 쉽게 볼 수 있는 영상을 뜻한다. 멜론의 이번 업데이트는 유튜브가 이미 독자적인 쇼트폼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한 상황에서 영상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경쟁사와의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3월 플로와 밀리의서재는 오디오북 콘텐츠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제휴하기로 했다. 플로는 SK스퀘어 자회사인 드림어스컴퍼니가 운영하는 음악 앱이다. 밀리의서재는 KT가 2021년 인수한 기업이다. 1월엔 네이버의 음악 앱인 바이브와 LG유플러스가 손을 잡았다. LG유플러스 가입자에게 바이브를 공급하는 내용이 양사 협업의 골자다.

업계 관계자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라며 “경쟁 심화로 신규 가입자 유치는 점점 어려워져 뭐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