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치료제 '지르텍10정' 약국 판매 증가
국내 1위 의약품 유통기업인 지오영이 일반의약품 영업·마케팅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 회사가 도입한 알레르기약 ‘지르텍’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지르텍은 지오영이 직접 영업·마케팅에 뛰어든 뒤 처음 출시한 약이다.

9일 약국데이터 분석사이트 케어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르텍 10정’(세티리진염산염)의 올해 3월 약국 판매순위는 전달보다 17계단 상승했다. 1월 1일부터 이 약의 독점 영업·마케팅을 담당한 지오영 측은 지르텍의 약국 판매가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지르텍 수요는 계속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약을 주로 사용하는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국내 인구의 10% 정도가 꽃가루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꽃가루가 주원인으로 꼽히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2021년 491만 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707만 명으로 급증했다가 코로나19 기간 마스크 착용 등이 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다소 줄었다. 지난해부터 다시 예년 수준 환자 수를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1~8월 알레르기 비염으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631만 명이다.

국내에서 봄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인은 나무 꽃가루다.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까지 측정된 누적 참나무 꽃가루 양(국립기상과학원의 채집기 한 대에 포집된 누적 양)은 7830개였다. 지난해 봄철 3274개의 두 배를 넘었다.

작은 꽃가루 입자가 일정량 이상 코점막 등으로 들어오면 인체는 꽃가루를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항원으로 인식한다. 면역계가 공격해야 할 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면역 물질인 히스타민 등 화학물질을 방출하는데, 이 때문에 재채기, 콧물 등의 알레르기 증상이 생긴다.

지르텍은 국내 항히스타민제제 시장에서 연간 1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복제약만 130여 개인 이 시장에서 5년 연속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르텍은 2세대 항히스타민제제로 꼽힌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제보다 졸음, 피로감, 기억력 감퇴, 집중장애 등의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게 강점이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