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세포치료제 개발업체 이매틱스가 T세포수용체(TCR)-T세포 치료제 상용화에 한발 다가섰다. 개발 초기 단계인 임상 1상 중간결과 분석에서 일부 유효성을 확인하면서다. 전날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이 회사와 고형암 대상 TCR-T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서는 이번 임상 결과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매틱스는 평균 4회 이상 표준 치료에 실패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TCR-T 세포 치료제 임상1b상에서 9개월 이상 치료 효과가 지속되는 사례를 일부 확인했다고 2일(미국시간) 발표했다.

임상 시험에서 3개월 간 관찰한 환자 9명 중 6명은 부분관해(PR)가 계속 유지됐으며(객관적반응률 66.7%)됐다. 이들 중에는 9개월 넘게 PR이 유지된 환자도 2명 포함됐다.

TCR-T세포치료제는 환자 몸 속 암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T세포 수용체 유전자를 분리한 뒤 다른 T세포에 이식해 해당 세포를 몸 밖에서 증식한 뒤 투여하는 자가세포치료제다. 종양 표면에 있는 항원만 추적할 수 있는 CAR(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 치료제와 달리 종양 내부에 있는 항원도 인지할 수 있다. TCR-T세포치료제는 여러 암항원을 인식할 수 있어 돌연변이가 있거나 유전자가 균일하지 않은 고형암을 표적하는 데 장점이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매틱스는 환자에게 평균 3.67×109 TCR-T 세포를 주입했다. 피부 흑색종, 난소암, 포도막 흑색종, 두경부암, 윤활막 육종 등 환자에게서 PR이 확인됐다. 안전성 면에서도 긍정적이었다고 업체 측은 보고했다. 임상 참여 환자의 91%에게서 1~2등급 사이토카인방출신드롬(CRS)이 확인됐다.

이번 중간 결과가 발표된 뒤 이매틱스 주가는 전장 대비 27.46% 오른 9.33달러에 장을 마쳤다. 결과 발표 하루 전엔 BMS가 이매틱스의 TCR-T세포 치료제에 우선개발권(옵트 인)을 행사하겠다고도 밝혔다.

앞서 2019년 BMS와 이매틱스는 T세포 면역치료제 개발에 협력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이매틱스는 BMS와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15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추가로 4억9000만 달러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와 판매로열티를 향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선 최근 노바티스의 세포유전자치료제 공장을 인수한 BMS가 세포치료제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CAR-T세포 치료제인 ‘브레얀지’와 ‘아베크마’ 등에 이어 TCR-T세포 치료제 개발도 본격화하면서다.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는 BMS와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매틱스와의 TCR-T세포 치료제 공동개발을 종료했다. 지난달엔 어댑티뮨과 공동개발 중이던 TCR-T세포 치료제 후보물질의 권한을 어댑티뮨에 반환했다.

어댑티뮨은 지난해 12월 TCR-T세포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생물학적제제허가신청(BLA)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허가시 FDA의 승인을 받은 첫 TCR-T세포 치료제가 된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5월 3일 14시 50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