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머크가 대전에 바이오 원료 생산시설을 설립한다. 지난 2일 보건복지부와 독일 머크그룹 면담에 이은 후속 협력이다.3일 독일 머크는 산업통상자원부, 대전광역시와 아시아태평양 바이오 공정에 사용되는 원부자재 생산시설을 한국에 짓는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설립된 생산시설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 및 제약 고객사들을 위한 제품 생산에 활용된다.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약·바이오 생태계도 지원한다.바이오 원·부자재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원료인만큼 안정적 공급망 확보 및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마티아스 하인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생명공학 산업에서 떠오르는 세계적 리더”라며 “이번 MOU에는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아태지역 고객사들을 적극 지원하고자 하는 머크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머크는 지난 2일 보건복지부와도 제약·바이오 인력 양성 등을 포함한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벨렌 가리호 머크그룹 총괄 CEO는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은 반도체, 미래차와 함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3대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 중”이라며 “머크는 세계적인 과학기술 기업으로서 다방면의 산업 협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면역항암, 신경면역, 난임, 내분비 질환 등 4개 분야는 머크 바이오파마의 주력 사업부입니다. 최근 아시아 혁신 기업 발굴을 전담하는 직원을 배치했는데 한국은 최우선 국가죠.”크리스토프 하만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대표(사진)는 2일 “세계적 의료 인프라와 의료진을 보유한 한국은 상당히 중요하고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그가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미국 버지니아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투자은행에서 기업 인수합병(M&A) 업무를 맡다가 2009년 머크에 합류했다. 유럽 난임사업부 등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의 머크 바이오파마 대표를 지냈다. 머크는 1668년 독일 다름슈타트 천사약국에서 시작한 세계 최장수 제약·화학기업이다.하만 대표는 취임 후 5개월간 혁신 의약품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시판허가를 받았지만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되지 않은 신약을 보험 시장에 진입시키기 위해 보건복지부 등과 논의 중이다. 요로상피세포암 치료제 ‘바벤시오’, 폐암 신약 ‘텝메코’ 등이다.하만 대표의 관심사는 난임이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술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여러 난임 제품을 통해 체외수정 성공률 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난임 인식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난임은 한국 사회에 머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라며 “정부와의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리제네론은 26일(현지시간)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 치료제인 ‘ALN-APP’의 약효 가능성을 확인한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ALN-APP는 리제네론과 앨나일람파마슈티컬스가 알츠하이머병(AD) 및 뇌 아밀로이드혈관병증(CAA)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이다. 아밀로이드전구체단백질(APP) 유전자를 표적하며 척수강에 투여한다. siRNA를 중추신경계(CNS)로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앨나일람의 ‘C16-siRNA’ 기술이 적용됐다.APP는 세크레카제 효소에 의해 분열하면서 아밀로이드베타가 된다. 아밀로이드베타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성분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ALN-APP가 전달한 siRNA는 APP를 만드는 메신저RNA(mRNA)와 결합한다. 이를 통해 APP 생성을 막고, 아밀로이드베타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LN-APP 1상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임상 1상의 파트A는 20명의 환자를 세 단계의 용량 투여군(코호트)으로 나눠, ALN-APP 혹은 위약을 1회 투약한다. 중간 결과 안전성 및 내약성을 확인했다. ALN-APP와 APP mRNA의 결합 정도를 측정하는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인 sAPPα와 sAPPβ는 투여 용량에 비례해 감소했다. 각각 최대 84%와 90%까지 줄었다. 두 바이오마커의 감소율 중앙값은 모두 70% 이상이었다. 가장 높은 용량 투여군에서 감소율은 3개월 이상 지속됐다.조지 얀코풀로스 리제네론 대표는 “뇌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침묵시킬 수 있다는 꿈같은 생각이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APP의 생성을 막는 방식은 이미 형성된 아밀로이드베타를 제거하는 것과는 다른 방법”이라고 말했다.ALN-APP의 임상 1상 파트A는 캐나다 네덜란드 영국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ALN-APP의 다중 투여 임상인 파트B에는 파트A 참여자가 포함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바이오오케스트라와 바이오니아가 RNA 기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바이오니아는 미국 자회사인 써나젠테라퓨틱스를 통해 siRNA 방식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SRN-008’ 및 ‘SRN-009’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정맥 투여로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해 신경세포까지 전달되는 전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안티센스올리고뉴클레오티드(ASO)를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BMD-001’를 갖고 있다. 전임상 단계다. ASO는 siRNA와 유사하게 표적 mRNA와 결합해 단백질 합성을 막는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4월 27일 10시 30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