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젠셀은 희귀 난치성 혈액암인 NK·T세포림프종 치료제로 개발 중인 ‘VT-EBV-N’의 국내 임상 2상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VT-EBV-N은 항원특이 살해T세포(CTL) 치료제 개발 플랫폼인 ‘바이티어’를 기반으로 만든 면역항암제다. 바이젠셀은 전국 14개 의료기관에서 NK·T세포림프종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2상을 진행한다. 2년 간의 경과 관찰을 거쳐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연구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다. VT-EBV-N은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바이젠셀은 2상이 끝나는 대로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은 후에는 보령과 맺은 판권 계약을 기반으로 국내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NK·T세포림프종 발병률이 높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시장을 목표하고 있다. 손현정 바이젠셀 상무는 “NK·T세포림프종이 희귀질환인 만큼 환자 모집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여러 국내 임상기관의 협력 덕분에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며 “VT-EBV-N의 임상 2상을 계획한 시기에 완료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겠다”고 말했다.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차바이오텍은 글로벌 전문가를 영입하고 연구개발(R&D) 부문의 인·허가 역량 강화에 나섰다고 10일 밝혔다.이번 글로벌 R&D 전문가 영입은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CBT101', 퇴행성 요추 추간판으로 인한 만성요통 세포치료제 'CordSTEM-DD' 등의 후속 임상을 진행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뤄졌다. 세포치료제 R&D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임상시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차바이오텍은 R&D 부문을 총괄하는 이현정 대표를 선임한 데 이어 허가개발실 임상운영실 임상개발실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영입했다.전문가 영입으로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임상시험을 진행해, 후보물질의 상업화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국가 임상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임상시험 및 기술수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나혜정 상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한올바이오파마 등에서 글로벌 허가 책임자를 역임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 규제기관 허가 경험이 풍부하다고 했다. 나 상무가 맡고 있는 허가개발실은 국가별 개발·허가 전략을 수립한다. 개발 중인 과제에 대한 국내외 인·허가 업무를 담당한다. 나 상무는 "차바이오텍의 인·허가 역량을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선진 규제기관에서 허가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강재선 상무는 목암생명공학연구소와 GC녹십자에서 다양한 국내외 임상을 거쳐 제품을 시판한 경험이 있다. 차바이오텍이 진행하는 다국적 글로벌 임상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 중이다. 강 상무가 이끄는 임상운영실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전략적으로 임상을 계획하고 개발 과정 중의 일정 비용 위험 등을 관리한다. 임상약리학 전문의인 장경호 상무는 기초연구에 이어 진메디신에서 임상개발팀 이사를 지냈다. 차의과학대를 졸업 후 서울대 의대 의학박사를 취득했고, 전북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진료 교수를 역임했다. 장 상무가 맡고 있는 임상개발실은 상업화에 적합한 기초연구를 발굴한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임상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임상안을 도출하는 업무를 한다.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양은영 본부장을 지난해 영입하는 등 사업개발(BD) 부문의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차바이오텍의 핵심 기술과 주요 세포치료제 개발 현황을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기술이전 공동개발 투자유치 등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다. 이현정 차바이오텍 R&D부문 대표는 "이번 전문가 영입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임상 운영시스템과 인허가 역량을 갖추게 됐다"며 "차바이오텍이 20년 넘게 쌓아온 세포치료제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세포치료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카이노스메드 창업 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증 치료제로 세계 시장을 공략해 캐시카우를 만들고,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글로벌 기업에 기술이전한다는 두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제 목표에 거의 다 왔습니다.”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사진)는 9일 “HIV 치료제가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카이노스메드는 지난달 중국 장쑤아이디에 HIV 치료제 ‘KM-023’의 글로벌 판권 등을 이전했다. 해당 제품을 중국에 이미 출시한 장쑤아이디는 2025~2026년께 각국에 추가로 진출할 계획이다.카이노스메드는 계약금 없이 최대 45%의 판매 로열티만 받는다. 일각에선 이 때문에 이번 계약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회사 내부 분위기는 달랐다. 중국에서 ‘KM-023’을 출시해 계약관계가 끝날 줄 알았던 장쑤아이디가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선물’을 들고 왔기 때문이다.KM-023은 중국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다른 국가 허가는 무난할 것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상업화 실패를 대비해 보험 들듯 ‘계약금’을 많이 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길리어드가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 판권을 로슈에 넘길 때와 비슷하다.주력 시장인 유럽은 허가 후 8년간 특허권을 보장해준다. 출시 후 오랜 기간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장쑤아이디가 자체적으로 길리어드의 HIV 치료제와 비교 임상을 한 뒤 해외에서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중국에선 내년부터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이라고 했다.2014년 KM-023의 중국 개발권을 가져간 장쑤아이디는 중국 대표 HIV 치료제 회사가 됐다. 다른 질환군을 모두 철수하고 HIV에만 매달릴 정도로 KM-023은 효자 제품이다.장쑤아이디의 중국 매출 목표는 8000억원, 카이노스메드 로열티 수익을 단순 계산하면 연간 160억원이다. 유럽 점유율 목표치는 10%, 이때 카이노스메드가 챙길 수 있는 로열티는 연간 600억원을 넘는다.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KM-819’는 임상 2상 단계다. 내년께 기술수출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은 밝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는 개발 중인 ‘디지털 바이오마커’ 기술 입증을 위해 KM-819를 활용하고 있다. 새 바이오마커 성능을 입증하려면 투입 전후 환자 상태가 달라지는 약물이 필요하다. KM-819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