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엔씨 제공
사진=엔씨 제공
엔씨소프트가 2021년 12개국에 동시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W’가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안착했다. 애당초 글로벌 무대를 겨냥한 리니지 시리즈 완결판으로 기대를 모았던 만큼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엔씨에 따르면 리니지W는 ‘글로벌 원빌드’를 충실히 구현, 출시 1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부 국가에서 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리니지W의 성공은 엔씨의 기술력이 뒷받침됐다.

엔씨는 어느 국가에서 게임을 플레이해도 같은 경험을 느낄 수 있는 데 역점을 뒀다. 리니지W는 12개국 이용자(유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전투를 벌이는 게임이다. 이 같은 속성상 서비스를 지원하는 국가별 네트워크 인프라가 모두 다르다는 난제를 해결해야 했다.

이에 엔씨는 안정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상위 모델인 ‘RIO(Registered I/O) 모델’을 도입했다. 통신 빈도가 높아 안정적이면서도 고성능 통신이 가능한 게 장점. RIO 모델은 관련 한글화 자료나 국내 도입 사례가 거의 없었지만 엔씨는 고품질 네트워크 제공에 팔을 걷었다.

그 결과 리니지W 서비스 국가 중 가장 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 구축에 성공했다. 최단 거리의 빠른 통신을 위해 고비용을 감수하면서 육지가 아닌 해저망을 선택했고 해외 거점도 적극 활용한 결과다.
엔씨가 자체 개발해 리니지W에 적용한 '레벨 세그먼트 그래프' 기술. / 출처=엔씨 제공
엔씨가 자체 개발해 리니지W에 적용한 '레벨 세그먼트 그래프' 기술. / 출처=엔씨 제공
리니지W의 또 다른 특징으로 ‘심리스(Seamless) 월드’를 꼽을 수 있다. 심리스는 ‘이음새나 틈이 안 보인다’는 뜻으로 게임에서 맵(지도) 안의 모든 지형이 로딩 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엔씨가 올해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인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TL)’도 심리스 월드로 제작되고 있다.

심리스 월드는 유저에게 실제 지역을 탐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하지만 방대한 용량 탓에 급격한 성능 저하가 발생한다. 엔씨는 ‘레벨 세그먼트 그래프’라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리니지W의 전체 맵은 441㎢에 달한다. 서울 강남구 면적의 11배에 해당한다. 레벨 세그먼트 그래프는 이처럼 방대한 규모의 맵 영역을 가상공간으로 분리, 로딩에 우선순위를 둬 관리 효율을 높였다. 기존 심리스 월드에서 무작위 순간이동을 할 경우 2~5초 소요된 반면 레벨 세그먼트 적용시 최대 0.1초까지 단축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여기에 엔씨의 인공지능(AI) 번역 기술은 유저 간 연결성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MMORPG 장르의 특성상 플레이어들끼리 소통이 잦고 관계도 끈끈한데, 엔씨는 각국 리니지W 유저들이 글로벌 환경에서도 이러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끔 번역에 공을 들였다. 문장 단순 번역을 넘어 해당 국가의 문화 자체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게 포인트다.

김제룡 리니지W 캠프 기술 디렉터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그 연결을 최대한 많이, 안전하게,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 게임사의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플레이어가 제약 없는 환경에서 최상의 MMORPG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