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현 웨이브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웨이브 제공
이태현 웨이브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웨이브 제공
국내 3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의 이태현 대표는 25일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올해 콘텐츠 운영 계획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매년 1000억원 가량 콘텐츠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시장 환경이 쉽지 않다”며 “콘텐츠 양이 많지 않더라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선보인 ‘피의게임’이나 ‘약한영웅’처럼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주목을 끌 수 있는 제품 위주로 콘텐츠 운영 전략을 짜겠다는 설명이다. 올해 웨이브는 오리지널 예능 ‘피의게임 2’, 오리지널 영화 ‘데드맨’, ‘용감한 시민’ 등을 선보인다. 그는 “콘텐츠가 다른 플랫폼보다 많지 않지만 타율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플랫폼이 하지 않는 소재, 방식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올해 흑자전환 가능성은 낮게 봤다. 웨이브는 지난해 121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2021년(558억원 영업손실)보다 손실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대표는 “당장 1~2년 내 흑자전환을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며 “웨이브만의 콘텐츠를 만들며 꾸준히 성장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넷플릭스 쏠림 현상이 커지면서 티빙, 웨이브 등 국내 토종 OTT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시장 점유율은 넥플릭스가 38%로 1위를 기록했다. 티빙(18%)과 웨이브(14%)가 2, 3위다. 이 대표는 넷플릭스가 이날 한국 시장에 3조원 이상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한국 콘텐츠 시장에 자본이 들어오고 창작 콘텐츠 분야가 살아나는 것은 경쟁사 입장에서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 등으로 모든 OTT 사업자들의 손해가 크다”며 “정부의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웨이브에 따르면 지난 14일 누누티비가 영업을 중단한 뒤 국내 주요 플랫폼 MAU(월간활성이용자 수) 및 앱 검색 횟수가 크게 늘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