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SK본사.
/허문찬기자  sweat@  20120708
종로 SK본사. /허문찬기자 sweat@ 20120708
“5년 근속 휴가로 2주 간 자리를 비웁니다.”

주요 대기업 직원들이 10일 이상 ‘리프레시 휴가’를 다녀오는 문화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정말 써도 되느냐’며 눈치 보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1월부터 직원 근속년수 5년마다 리프레시 휴가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휴가는 10일과 30일 중 선택할 수 있다. 10일짜리 휴가를 고르면 여행 경비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복리후생 포인트를 제공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오래 다니도록 하기 위한 장치”라며 “5년마다 일정 시간의 휴식 및 여가시간을 갖고 피로를 풀면서, 자기 개발 기회로 삼는 문화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제도 시행 후 직원 근무 만족도가 크게 올라갔다는 게 내부 분석이다.

KT도 지난해 5년 근속 보상제도를 신설했다. ‘자기계발출장’이라는 이름의 유급휴가 5일에 축하금을 지급한다. 기존에 10년 근속 직원에게 제공했던 혜택과 동일하다. 회사 관계자는 “휴가 간다고 눈치보지 말라는 취지에서 자기계발출장이라고 제도명도 바꿨다”고 말했다.

근무 분위기가 자유로운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이나 스타트업의 실험으로 여겨지던 리프레시 휴가가 다른 업계에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직장을 고르는 중요 요소 중 하나로 ‘워라밸(일과 삶의 조화)’이 꼽히기 시작하자 기업 조직문화도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과거 10년 단위로 있던 근속 보상 주기가 최소 5년으로 짧아진 점도 두드러진 변화다. ‘평생 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이직이 활발해지면서 한 회사에 5년 이상 다니는 직원을 찾아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5년 이상 능률적으로 일할 직원을 확보하는 게 요즘 기업들의 중요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