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리부바이오사이언스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에 대한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 ‘CB-011’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신속심사)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패스트트랙 지정은 미충족 의료 수요가 있는 질환 대상 치료제의 빠른 개발을 지원하는 FDA의 제도다.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면 FDA와 자주 만나 임상계획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 약물은 별도의 기준을 충족할 경우 우선심사(Priority Review)와 신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의 대상이 된다. 우선심사 대상에 지정되면 허가심사 기간이 통상적인 10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된다. 신속승인은 임상 3상을 마치기 전이라도 대리지표를 근거로 품목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시이드 리즈비 카리부 최고의료책임자는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면 FDA와 긴밀히 소통할 수 있다”며 “CB-011은 지난달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기 때문에 패스트트랙 지정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CB-011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한 B세포성숙항원(BCMA) 표적 동종 CAR-T 치료제다. 카리부는 T세포 유전체(게놈)에 BCMA를 표적하는 CAR를 위치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유전자를 삽입했다.

다른 사람 T세포에 대한 환자의 면역반응을 막기 위해 ‘TRAC’ 및 ‘B2M’ 유전자도 제거했다. 기존의 CAR-T 치료제는 환자 본인의 T세포를 채취해 CAR를 발현시키고 배양해 투여한다. 동종 CAR-T는 건강한 다른 사람의 T세포를 사용해 만든다. 환자로부터 T세포를 채취 및 CAR 발현, 배양하는 과정이 없어 제조 기간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툴젠앱클론, 지플러스생명과학 등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CAR-T 치료제 개발에 적용하고 있다.

앱클론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보유한 지플러스생명과학 및 툴젠과 각각 혈액암 및 고형암을 대상으로 CAR-T 치료제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툴젠은 또 호주 카세릭스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적용한 CAR-T 치료제 후보물질 ‘sTYX-t’를 15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카세릭스는 미국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4월 7일 9시 20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