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진화하는 AI…막 걸음마 뗀 韓 'OMG 플랫폼'에 종속되나
기술 '삼두마차' OMG의 질주
오픈AI, 앱 장터처럼 양방향 서비스
MS는 클라우드, 구글은 알고리즘 강자
'구글·애플 모바일OS 종속' 전철 밟나
기술 속도전서 밀리는 네이버·카카오
업계서 주목받는 서비스 못내놔
AI도 美 빅테크 생태계에 종속 우려
AI 플랫폼으로 진화한 챗GPT

오픈AI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도 강력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바탕으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클라우드상에서 오픈AI의 GPT-4, 달리(이미지), 코덱스(코딩) 등 생성 AI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 등에서 쓸 수 있는 AI 비서 코파일럿도 공개했다. 워드 파일의 내용을 요약해 수초 만에 PPT를 만드는 등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다.
구글은 최근 AI 챗봇 바드를 일부 영어권 국가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오픈AI와 비교하면 다소 늦었지만, 초거대 AI의 핵심 알고리즘인 트랜스포머를 개발하는 등 AI 기술에서 가장 앞선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가진 만큼 구글이 언제든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속도전 뒤처지는 한국 기업들
초거대 AI는 막대한 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해 개발이 쉽지 않다. 자체 초거대 AI를 보유한 기업이 많지 않은 배경이다. 국내 기업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더 많다. 영어권 국가 기업이 아닌 데다 데이터 수집과 관련한 규제도 다양하다. 인프라를 갖췄다 해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과 질 측면에서 빅테크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네이버는 2021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했다. 네이버 서비스에 하이퍼클로바를 적용하는 한편 일부 기업에 하이퍼클로바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이 자체 AI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는 하이퍼클로바X는 아직 준비 단계다.
카카오는 언어 모델인 KoGPT와 이미지 모델 RQ-트랜스포머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톡 내에서 쓸 수 있는 AI 챗봇 다다음(ddmm)의 베타버전을 내놨지만 하루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완성도를 자신할 수 없다는 얘기다. SK텔레콤과 KT, LG그룹 등도 자체 초거대 AI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는 나오지 않았다.
국내 업체들은 한국어 데이터에 강점을 지닌 만큼 국내에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서비스를 발판 삼아 유럽, 동남아 등 비영어권 국가로 진출할 계획을 세운 업체도 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GPT-4는 이전 모델인 GPT-3.5 대비 한국어 실력이 대폭 향상됐다. 한국어 능력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기 쉽지 않을 수 있다.
AI 플랫폼이 자리 잡기 위해선 기술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업체의 서비스, 이용자가 필요하다. 빅테크가 주요 플랫폼 위치를 선점할 경우 능력 있는 개발자들이 이들의 생태계로 몰리는 상황을 막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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