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과 금융이 결합한 ‘핀테크’가 대세가 되면서 관련 기업의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 사업 협력부터 지분 교환까지 다양한 방식의 협업이 진행 중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작년 1월 신한은행과 미래 성장 디지털전환(DX)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각각 4375억원을 들여 상대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말 신한은행이 KT의 공인 전자문서 시스템을 도입해 ‘페이퍼리스’ 업무 환경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 성과도 내고 있다.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융합 서비스 등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KT가 주도하는 ‘AI 원팀’을 통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업무에 도입하기 위한 연구개발(R&D)도 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도 지난해 혈맹이 됐다. 작년 7월 하나금융 계열 하나카드가 SK텔레콤과 SK스퀘어 주식을 1000억원가량 매입했고 SK텔레콤은 하나금융지주 33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양사는 금융의 디지털 전환, 신사업 발굴, 인프라 공동 활용 등 6대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비금융 신용정보와 하나금융의 금융정보 데이터를 결합한 비즈니스도 추진 중이다.

네이버는 전통적으로 미래에셋과의 관계가 돈독하다. 2017년 5000억원 상당의 지분을 교환한 이후 사업 제휴를 강화했다. 2019년 네이버파이낸셜이 분사할 때 미래에셋이 8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양사는 1조원 규모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도 조성해 해외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IT와 금융기업이 손을 잡는 사례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챗GPT와 같은 ‘게임 체인저’ 기술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도입해 기존 사업을 강화할 수 있고 IT 기업도 금융 데이터와 고객 기반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