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레인스톰셀테라퓨틱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루게릭병) 치료제 후보물질 ‘뉴로운’의 품목허가(BLA) 검토를 위한 자문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뉴로운은 자가골수 유래 중간엽줄기세포(MSC) 치료제다. 브레인스톰은 지난해 9월 임상 3상 결과를 근거로 뉴로운의 품목허가신청(BLA)을 FDA에 접수했다.

FDA는 작년 11월 BLA를 수락하지 않겠다고 했다. FDA는 뉴로운의 3상 결과가 약물의 효과를 보여주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제조및품질관리(CMC)에 관한 문제도 제기했다.

브레인스톰셀은 올해 1월 FDA와 만나 BLA 거절에 대한 자세한 이유를 들었다. 이후 FDA가 제기한 의문점들을 해소하기 위한 자료들을 다시 제출했다. 이후 생물의약품평가및연구센터(CBER)와 만나 후속 절차를 논의했다. 브레인스톰셀은 CBER이 제안한 여러 경로 중 이의제기제출(File Over Protest) 절차를 택했다.

그 결과 FDA는 자문위원회(ADCOM) 회의를 통해 임상 결과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브레인스톰셀 “바닥 효과 탓에 유효성 입증 실패”

브레인스톰셀은 200명의 ALS 환자를 대상으로 뉴로운의 임상 3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1차 유효성 평가지표는 투여 전(baseline)에 비해 28주 후 기능악화 속도가 느린 환자의 비율이다. ALS기능평가척도(ALSFRS-R)의 하락폭이 월평균 1.25 미만인 참가자들을 비교했다. 임상 결과 뉴로운 투여군에서 32.6%을, 위약군에서 27.7%를 기록하며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ALSFRS-R은 운동기능 호흡기능 등을 종합평가하는 ALS 지표다. 12개 영역에서 0~4점으로 총합 48점으로 평가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정상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3상 결과에 따르면 뉴로운은 위약 대비 ALS로 인한 기능악화 속도를 늦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 것이다.

브레인스톰셀은 사후 분석을 통해 ALSFRS-R 0점의 환자들에서 더 이상의 악화를 측정할 수 없는 ‘바닥 효과(Floor Effect)’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능이 더 악화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뉴로운 임상 3상 참여자의 평균 투여 전 ALSFRS-R은 30.9점이었다. 브레인스톰셀은 일반적인 ALS 환자 및 다른 말기 ALS 시험 참가자와 비교했을 때 낮은 점수라고 했다. 투여 전 이미 0점인 참가자도 임상 대상자에 포함됐다.

증상이 심각한 환자들이 임상에 참여해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이 브레인스톰셀 측의 주장이다. ALSFRS-R이 이미 0점에 도달한 환자의 기능악화 속도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브레인스톰셀은 각 항목별 점수가 0 또는 1인 환자와 ALSFRS-R 점수가 25 이하인 참가자를 제외한 사후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뉴로군 투여군의 ALSFR-S 개선은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챔 레보리츠 브레인스톰셀 대표는 “초기 ALS 환자에게 의미있는 임상 효과를 제공한다고 믿는다”며 “이러한 결과를 규제 기관과 논의하기를 기대하며, 환자에게 뉴로운을 제공하기 위한 가장 빠른 경로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아스템켐온, ALS 줄기세포치료제 3상 환자 등록 완료

ALS는 수의근을 조절하는 신경세포를 사멸시키는 퇴행성 질환이다. 수의근은 씹기 걷기 호흡하기 말하기 등을 제어하는 근육이다. ALS 환자는 근력이 약화되고 전신에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처음 나타난 후 3~5년 이내에 호흡 부전으로 사망한다.

FDA는 작년 10월 아밀릭스파마슈티컬스의 릴리브리오를 ALS 치료제로 승인했다. 릴리브리오는 세포 속 소기관인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를 완화해 신경세포 사멸을 막는 약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FDA 자문위는 바이오젠 토페르센의 신속승인을 만장일치로 권고했다. 토페르센은 수퍼옥사이드디스뮤타제1(SOD1) 유전자 변이가 있는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유전자치료제다. FDA는 내달 25일까지 토페르센에 대한 신속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도 ALS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코아스템켐온은 자가골수 유래 MSC 치료제 뉴로나타알주의 임상 3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마지막 환자 등록을 마쳤다. 내년 3월 이후 결과를 확인하고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헬릭스미스의 엔젠시스는 두 종류의 간세포성장인자(HGF)를 발현하도록 설계된 플라스미드 디옥시리보핵산(DNA) 기반의 유전자 치료제다. 근육세포의 퇴행 속도를 늦춰 ALS 악화를 지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2a상 결과에서 안전성을 확인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3월 28일 11시 44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