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옵티팜이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 모델의 국내 생존 기록을 다시 썼다. 이 원숭이는 기존 기록인 115일을 넘어 건강한 상태로 생존해 있다.

옵티팜은 지난해 말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117일 넘게 생존해 국내 최장 기록을 넘어섰다고 27일 밝혔다. 이전에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국내에서 가장 오래 산 것은 115일이었다. 미국 기록은 499일이다.

이 원숭이는 건강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측은 180일까지 생존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세웠다. 각막과 췌도 임상은 이식받은 동물이 180일을 넘게 생존하면 유효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신장 등 고형 장기 이식은 아직 명확한 지침(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다.

업체 측은 형질전환돼지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존 기간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2019년 진행된 연구에선 면역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알파갈' 유전자 1개를 제거하고, 사람 유전자 1개를 삽입한 형질전환돼지가 활용됐다. 이번에는 돼지 유전자 3개를 제거하고 사람 유전자 2개를 삽입한 돼지를 활용했다.

집도의로 참여한 윤익진 건국대병원 교수는 "형질전환돼지 신장을 활용한 여러 국내 사례를 볼 때 이번 케이스가 지표 면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형질전환돼지의 유전자 변형 수와 이들 간 조합이 면역거부 반응 억제와 높은 상관 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종 간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35일 동안 생존해 세계 최장 기록을 쓴 제넨바이오의 연구에도 옵티팜의 형질전환돼지가 사용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옵티팝은 이 연구에 4개의 유전자를 변형한 형질전환돼지 간을 제공했고, 2021년 12월에 관련 연구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형질전환돼지 연구가 발전해 기존 연구보다 생존일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국내에서 5개 이상 유전자를 변형한 다중형질전환 돼지를 개발해 비임상이나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며 "옵티팜의 형질전환 기술은 글로벌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전북분소와 함께 시행했다. 옵티팜은 올해 이종 췌도 이식 동물시험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