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를 일제히 쏟아냈다. 하루 새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어도비가 AI 관련 서비스와 제품을 공개했다. AI 시대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세계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구글, 챗GPT 맞선 '바드' 출격…어도비, 표절 안하는 그림 AI 공개

○구글, 챗GPT 대항마 ‘바드’ 공개

구글은 21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미국과 영국에서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AI 챗봇 ‘바드’를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지난해 대규모 언어 모델(LLM) ‘람다’를 발표했지만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는 데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하지만 작년 11월 오픈AI가 출시한 챗GPT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항마로 바드를 출시했다.

구글은 지난달 6일 회사 직원과 제한된 이용자를 통해 피드백을 받아왔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8만 명의 직원이 바드를 테스트하는 데 기여했다”며 “더 많은 사람이 바드를 이용하고 테스트하기 시작하면 놀라운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생산성을 높이고 아이디어를 내는 데 바드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드는 챗GPT처럼 질문하면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챗GPT는 답변할 때 단어를 차례대로 보여주지만 바드는 한꺼번에 답이 나온다. 구글 검색과 연동해 최근 벌어진 일에 대한 답변도 할 수 있다. 답변의 출처를 제시해 이용자가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확률적으로 가장 높은 단어를 나열하는 대규모 언어 모델의 특성상 잘못된 정보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구글은 “바드를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구글은 대화 횟수를 제한하고 위험한 주제에 대해서는 답을 거부하도록 설정했다.

구글은 더 많은 국가에서 바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시기 등은 밝히지 않았다. 구글은 지난 15일 지메일, 구글독스 등 업무용 서비스에 생성 AI를 적용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원하는 주제를 입력하면 AI가 초안을 작성하고 문장을 다듬어주는 것은 물론 주고받은 이메일을 요약해 보고서로 만들 수도 있다.

○MS·어도비는 이미지 생성 서비스 발표

오픈AI와 협력해 자사 서비스에 전방위적으로 AI를 도입 중인 MS도 이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다. 그림을 그려주는 AI 기능을 검색 서비스 빙과 웹브라우저 에지에 적용한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미지로 생성하는 기능이다.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란 이름의 이 서비스는 오픈AI가 개발한 이미지 생성 AI ‘달리(Dall-E)’를 기반으로 한다. MS는 AI 챗봇이 적용된 ‘뉴 빙’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MS는 21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 오픈AI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초거대AI인 GPT-4 모델을 추가했다. 지난 16일에는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 등 생산성 소프트웨어 ‘마이크로소프트 365’에 GPT-4 기반 AI 챗봇 ‘코파일럿’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엑셀 내용을 분석해주거나 워드 내용을 바탕으로 PPT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는 이날 이미지 생성 AI 툴 ‘파이어플라이’의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이용자가 입력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이미지와 텍스트 아트 등을 만들어준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등에 먼저 적용한다.

어도비는 자사가 보유한 이미지를 비롯해 사용이 허가된 이미지를 기반으로 새로운 그림을 제작해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1월 일부 그림 작가가 ‘스테이블 디퓨전’을 구축한 스테빌리티AI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생성 AI를 둘러싼 저작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어도비는 “파이어플라이가 타인이나 다른 브랜드의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구축하지 않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