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크로커스 홈페이지
사진=크로커스 홈페이지
전기차 충전 시장이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뛰어들며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30개가 넘는 충전기 업체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으며, SK·GS·LS·롯데 등 대기업의 투자도 활발하다.

인공지능(AI) 기반 전력 인프라 스타트업으로 급속 충전기 시장에 뛰어든 크로커스가 64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번 투자 유치는 지난해 4월 KB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브릿지 투자 이후 1년여 만으로, 이앤인베스트먼트, 파이오니어인베스트먼트, 신한자산운용, S&S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앞서 2020년 8월엔 삼성벤처투자와 지유투자로부터 35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 유치액은 156억원에 이른다.

전기차 충전부터 관제까지 한 번에


크로커스는 전기차 급속 충전시스템 '아셀로 EV'와 전력 최적 제어 솔루션 '아셀로 그리드(GRID)'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AI를 기반으로 에너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크로커스는 능동형 전력 분배가 가능한 스마트 차징 기술을 적용한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내세우고 있다. 자체 개발한 내부 핵심 제어부품을 양산해 부품 고장이 적고, 유지보수 작업 시 자체 인력으로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4시간까지 한 자리에서 충전이 허용되는 완속 충전기는 주로 주거지에 설치되고, 1시간까지 충전 시간이 허용되는 급속 충전기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주유소 등에 설치되는 추세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완속 충전기는 18만4468대, 급속충전기는 2만737대가 설치돼 있다.

크로커스는 이번 투자 유치를 발판으로 전기차 충전 시스템 양산 체계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 100억원 규모 전기차 급속충전기 사업 수주를 확보했으며, 하반기 해외 진출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인재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조 단위로 커질 전력 제어 시장


크로커스는 2016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마트 그리드 시장에 AI를 접목한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 국내 사업이 커지면서 현재는 서울 본사와 미국 지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크로커스를 창업한 임지섭 대표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하고 브라운대학에서 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삼성SDI 미국법인과 미국 스타트업 유틸리데이터에서 일한 에너지 산업분야 전문가다.
사진=크로커스 홈페이지
사진=크로커스 홈페이지
크로커스가 설립 초기부터 노리는 '전력 최적 제어 시장' 역시 조 단위 성장이 예상되는 에너지 신사업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AI 기술로 기업의 에너지 소비를 분석한 후, 적절한 전력 설비 제어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크로커스는 현재 180억원 규모의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평가원 연구개발 사업을 수행하며 스마트 제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염승원 이앤인베스트먼트 책임 투자심사역은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급 불균형 속에 전기차 충전과 전력 제어 시장 모두 성장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크로커스는 전기차 충전과 전력 제어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보유한 팀"이라며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임지섭 크로커스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과 전력 최적 제어 시장 모두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기업임을 인정받았다"며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