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증권은 22일 동국제약에 대해 올해 매출의 고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수익성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만3000원을 유지했다. 동국제약은 2022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6616억원, 영업이익 7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1.4%와 14.9% 늘었다. 하태기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경제활동 재개)로 지난해 2분기부터 약국 유통환경이 개선되고, 헬스케어에서 화장품이 20.3% 성장한 결과”라며 “지난해 하반기 원자재가격 상승과 판매관리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 성장률은 낮았다”고 말했다. 사업별로는 전문의약품(ETC) 매출이 고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동국제약의 지난해 ETC 매출은 1683억원으로, 전년의 1459억원보다 15.4% 증가했다. 주요 ETC 제품은 포폴(마취제) 로렐린데포(항암제) 로수탄제트(고지혈) 알로스틴(혈관확장제) 히야론(골관절염) 등이다. 2023년은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 진행될 것으로 봤다. 올해 ETC 부문은 15.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남미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포폴 로렐린데포 히야론퍼스트 등을 수출하며, 10%대 초반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일반의약품(OTC) 부문에서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위드 코로나에 따라 지난해 OTC는 전년 대비 12.9% 성장했다. 주요 품목은 인사돌 마데카솔(상처치료제) 판시딜(탈모증) 치센(치질) 센시아(정맥순환 개선) 훼라민큐(갱년기 개선) 등이다. 최근 출시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카리토포텐은 올해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화장품 생활용품 건강기능식품 등 헬스케어 부문은 2022년에 전년 대비 10.7% 성장했다. 특히 화장품 매출은 20%대 성장하며 회사의 매출을 이끌었다고 했다. 올해도 화장품은 18% 내외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 연구원은 “화장품 유통망에서 수익성이 낮은 홈쇼핑 매출 비중이 70%에서 최근 60% 내외로 축소됐고, 앞으로 50% 중반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마트 등 오프라인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점진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개량신약 개발에서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DKF-313’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내년 말 출시할 계획이다. 동국제약은 향후 6년 간 국내 독점권을 확보하게 된다. 진균감염 치료제 ‘암비솜’의 첫 번째 제네릭(복제약)도 개발 중이다. 현재 품목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연내 출시가 목표다. 하 연구원은 “국내 시장 규모는 300억원 내외로, 국내 승인 후 수출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동국제약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3.7% 감소한 202억원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3분기를 저점으로 매분기마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연간으로는 매출 7399억원, 영업이익 763억원을 예상했다. 작년보다 각각 11.8%와 5.0% 늘어날 것이란 추산이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앞으로 2년 동안 좋은 기업을 싸게 살 기회가 많이 올 것입니다.”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오는 28일 경영 복귀를 앞두고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 계획을 밝혔다. 서 명예회장은 21일 “앞으로 나올 대형 M&A 매물을 빠르게 검토하고 인수를 결정하려면 요리사가 칼을 들고 주방에 앉아 있어야 한다”며 복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항체의약품 개발회사뿐 아니라 의약품 위탁생산(CMO), 의료기기, 디지털헬스케어 등 셀트리온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셀트리온의 자금력이라면 M&A에 4조원 이상을 투입할 수 있다”고 했다. 셀트리온이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사 박스터인터내셔널의 바이오파마솔루션사업부 인수를 검토한 것도 이 같은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 복귀 이유는 M&A서 명예회장은 올해부터 경영 악화로 M&A 매물로 쏟아져나오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이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좋은 매물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회사를 성장시킬 기회라는 게 그가 설명하는 경영 복귀 이유다.박스터의 바이오파마솔루션사업부는 최근 경영 악화로 제약바이오기업이 매물로 나온 대표적인 사례다. 박스터는 2021년 의료기기 제조사 힐롬홀딩스를 약 14조원에 인수하면서 재무 상황이 악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 규모가 166억달러(약 22조원)로 지난 2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193억달러·약 25조원)과 맞먹는다. 박스터는 바이오파마솔루션사업부를 매각해 조달한 돈을 부채 상환에 쓸 계획이다. 거래 규모는 40억달러(약 5조2200억원)로 추정된다. 미국 정밀과학기기 제조사 서모피셔사이언티픽을 비롯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 칼라일그룹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셀트리온도 자사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의 생산을 박스터에 맡기며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시너지 측면에서 셀트리온이 다른 인수 후보에 비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대 규모 M&A 사례다.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셀트리온이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시장인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사업의 주도권을 쥐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셀트리온은 “바이오파마솔루션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검토한 바 있으나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해당 내용에 대한 결정 사항이 발생하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위기와 기회는 같이 온다”서 명예회장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으로 거시경제 환경과 금융시장이 악화된 현 상황을 기회로 보고 있다. 그는 “아무리 큰 위기라도 적기에 빨리 결정하면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결정의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서 명예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난 2년간 한 시간이면 결정할 일을 1주일 이상 회의하는 광경을 목격했다”며 “이러다 비즈니스 기회를 남들에게 다 빼앗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복귀 후 현장에서 긴급 수혈이 필요한 회사를 신속하게 검토한 뒤 인수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도 했다.그는 “직원들에게 M&A를 하라고 했더니 아직 멀쩡한 회사를 데려오더라”라며 “나는 죽은 회사를 사 와서 쓰레기를 분리배출하고 되살리는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죽은 회사지만 셀트리온과 결합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겠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서 명예회장은 “회사의 현금 보유액을 감안할 때 M&A에 4조원을 투입할 생각”이라며 “정말 괜찮은 회사라면 인수금융을 활용해 8조원까지도 쓸 생각이 있다”고 했다. ◆올 매출 목표 3조원U헬스케어 사업을 향한 애착도 드러냈다. 그는 “원격의료는 플랫폼이 문제가 아니라 검사 장비와 기술력이 핵심인 만큼 관련 기술을 개발해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실적 목표와 관련해선 “올해 매출 3조원을 목표로 열심히 뛸 생각”이라며 “2년 후 글로벌 시장이 정상화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서 명예회장은 2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셀트리온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승인을 거쳐 이사회 공동 의장에 오른다. 주총에 참석해 복귀 후 계획과 현안을 주주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전예진/한재영 기자 ace@hankyung.com
제약회사 보령이 미국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사인 액시엄스페이스와 국내 합작사(조인트벤처)를 세운다. 국제우주정거장(ISS) 대체 시설을 지구 저궤도에 짓고 있는 액시엄과 손잡고 우주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김정균 보령 대표 겸 이사회 의장은 2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액시엄과 한국에 합작사를 세우기로 전날 합의했다”며 “지구 저궤도에서 발생하는 모든 국내 사업을 공동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보령은 지난해 액시엄에 6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합작사 설립 계획은 두 회사 간 협력을 구체화한 것이다. 신설 회사는 한국에 세워지지만 이후 협력 범위를 해외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부 계획은 두 달간 합의를 통해 확정한다.보령은 액시엄의 ‘저궤도 우주정거장’을 우주헬스케어 기술 임상 등 연구개발(R&D) 인프라로 활용할 방침이다. ‘케어인스페이스(CIS)’에서 사업성 높은 기술을 찾은 뒤 우주정거장으로 가져가 실현 가능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CIS는 우주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보령이 지난해 세계 처음 개최한 대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하버드대 등이 참여했다. 김 대표는 “우주에서 겔포스를 먹으면 속이 쓰리지 않을까에 대한 답을 찾는 게 보령의 우주헬스케어 사업”이라고 했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