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은 17일 레고켐바이오에 대해 Trop-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LC884’가 경쟁 약물보다 다양한 암종에서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제약사의 ADC 기술 확보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화이자는 시젠을 430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는 시젠 인수로 2030년까지 100억달러 이상의 신규 매출을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 중이다.

ADC 개발에서 Trop-2는 HER2에 이어 고형암 ADC의 주요 표적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하현수 연구원은 “Trop-2는 유방암과 위암 등 다수의 고형암에서 과발현돼, 다수 고형암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길리어드는 2020년 이뮤노메딕스를 약 210억달러에 인수하며 상업화 Trop-2 ADC인 트로델비를 확보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다이이치산쿄와 ‘DS-1062(Datopotamab-Dxd)’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MSD는 켈룬바이오테크의 ‘SKB-264’를 도입해 Trop-2 ADC를 확보했다.

레고켐바이오의 LCB84는 이탈리아 메디테라니아테라노스틱으로부터 도입한 잘린 형태(ADAM10 Cleaved)의 Trop-2를 표적하는 항체를 이용한다. 하 연구원은 “Trop-2는 정상 세포에서도 발현되지만 잘린 형태의 Trop-2는 종양 세포에서 주로 발현된다”며 “이에 LCB84는 트로델비나 DS-1062와 달리 종양 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경쟁 약물보다 안전성이 높고 용량 조절이 쉬울 것으로 봤다. 종양 특이적 Trop-2 항체와 링커 기술이 적용돼서다. 하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의 컨쥬올(ConjuALL) 플랫폼 링커는 암세포 내 리소좀에 과발현되는 베타-글루쿠론산분해효소(β-glucuronidase)의 의해 분해된다”며 “이에 암세포에서는 페이로드(약물)의 유리가 잘되지만 혈중에서는 링커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LCB84의 적응증은 경쟁 약물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나 불응성 암종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경쟁 약물 불응성 암세포주에서 효과를 나타내면서다. 지난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World ADC london’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CB84는 동물 실험에서 트로델비나 DS-1062가 종양을 억제하지 못한 ‘COLO205’(인간 대장암 세포주) 및 ‘JIMT-1’(트라스트주맙 내성 유방암 모델) 등에서도 종양 성장을 억제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2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LCB84의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하 연구원은 “LCB84에 대한 기술이전도 계획 중”이라며 “1상에서 전임상에서와 같은 안전성을 확인한다면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 Trop-2 ADC 경쟁약물 대비 효과적일 것"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