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팀 "CAR-T 효과 예측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마커 확인"
장 속 특정 마이크로바이옴이 B세포 림프종 환자의 키메라항원수용체(CAR)-T세포 치료 효과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특정한 마이크로바이옴이 항암 치료효과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독일암연구센터(DKFZ) 연구팀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메디신에 발표했다.

이들은 장 속 마이크로바이옴이 면역항암제 등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보고가 늘어나는데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독일과 미국에 있는 5개 기관에서 B세포 림프종 환자 172명(미국 106명, 독일 66명)을 대상으로 항생제 치료와 CAR-T세포 치료제 효과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CAR-T세포 치료제 투여 전에 항생제를 쓴 환자는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런 결과로는 마이크로바이옴이 CAR-T세포 치료제 효과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카바페넴계 항생제로 알려진 메로페넴, 피페라실린·타조박탐, 세페핌 등 인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주는 '고위험 항생제'를 쓴 환자들은 전신 염증 반응 등이 증가해 종양 변이 부담 등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항생제 자체의 영향 탓에 CAR-T세포 치료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런 오류를 피하기 위해 '고위험 항생제'를 쓰지 않은 환자들만 따로 뽑아 분석했다. 이를 통해 CAR-T 치료 전 항생제를 투여해 장 속 마이크로바이옴에 변화가 생기면 환자 생존여부 등 치료 효과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이들은 독일 코호트 분석 결과를 활용해 인공지능(AI)을 학습시킨 뒤 미국 환자를 대상으로 검증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CAR-T 치료 전 B세포 림프종 환자의 장 속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면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들은 CAR-T세포 치료제 효능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한 마이크로바이옴도 찾아냈다. 박테로이데스, 루미노코쿠스, 유박테리움, 아커먼시아 등이다. 특히 아커먼시아는 환자의 말초 T세포 기준선을 높이는 데에 영향을 줬다.

논문의 1저자인 크리스토프 스테인 토링거 독일 튀빙겐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CAR-T세포 치료제의 임상 효과, 지속성 등이 다르게 나타나는 배경 등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장속 마이크로바이옴과 면역항암제 결과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진단과 치료가 정밀 암치료 영역에 포함돼야 한다고 저자들은 주장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3월 16일 18시 39분 게재됐습니다.